[세종교육, 또 다시 난관]
고운초 미배정에 집단반발 … “등교거부 불사” 강경 대응 예고
다른 초·중교까지 파장 커져 … 교육청 학부모 공청회 등 계획

편집자주
<속보>= 초과 학생 수용 문제로 신고식을 호되게 치른 세종시교육청이 또 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4월 30일자 15면·8월 13일자 11면 보도>최근 발표한 초·중학교 통학구역·학군 설정(안)과 관련, 부당 학구배정을 주장하는 일부 학부모들이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학생 수요 폭증으로 추가 학교용지을 확보하는 사이, 신설학교 개교가 늦춰진 탓에 해당 학군내 개교 시기에 맞춰 학교를 옮겨야 하는 일명 '메뚜기 학생’ 속출 사태까지 맞물리게 됐다.

교육 대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교육청으로선 일단 학부모 반발을 최소화하는 게 급선무가 됐다.

그러나 학교 부족 사태로 이미 학급 증설 등 과밀학급 형성, 기존 계획을 초과한 급당 학생수 배정 등이 이뤄진 현 상황에서 이 두가지 난제를 풀수 있는 묘수를 찾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모두 2회에 걸쳐 시교육청이 직면해 있는 난제를 살펴보고, 극복 대안을 모색해본다.


글싣는 순서

1.?통학구역 조정, 학부모 집단 반발

2.?메뚜기 학생 속출 사태, 교육 대혼란 예고

“집앞 학교를 염두에 두고 아파트를 분양 받았는데… 통학구역 계획, 절대 수용할 수 없습니다. 등교거부도 불사하겠습니다.”

2014~2015년 문을 여는 신설학교의 학생 통학구역 설정을 놓고, 학부모들의 집단 반발 움직임이 심상찮다.

최근 공개된 통학구역 설정(안)등에 따라 일부 학구 전입예정 학생들이 최단거리 학교를 뒤로하고 차순위 거리 특정학교로 집중 배정받게 되자, 학군배정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는데 기인한다. 문제의 대표 발원지는 1-1 생활권 L8(호반 424세대), L7(EG건설 305세대) 블록이다.

이 블록과 가장 가까운 거리학교는 불과 400~500m 떨어진 고운초(학구). 그러나 이 학교의 경우 기존 계획된 정원·학급(25학급·25명)수를 각각 15학급, 2~3명가량 초과한 상태로 정원 여유가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고운초에 배정받지 못한 신입생 및 전입생들은 1㎞(학부모 주장) 안팎 떨어진 으뜸초(학구)로 배정받는 안이 설정됐다.

학부모들의 통학구역 계획 수용 거부 등 집단 반발을 부르고 있는 핵심 이유다.

이 같은 학구배정 안은 이미 큰 진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부모들은 국민신문고, 교육청 홈페이지 등에 잇따라 항의 글을 올리는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통학구역 재조정 등 교육청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학교 위치를 고려해 무리하게 아파트 분양을 감행한 학부모들의 경우 교육청을 겨냥,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책이 마련되지 못할 경우 등교 거부도 불사하겠다는 게 이 지역 학부모들의 입장이다.

학부모 박모 씨는 “L8블록 아파트 분양을 받은 단 한가지 이유는 아이가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는 곳이 었으며 좋겠다는 바람때문이었다”며 “비상식적인 통학구역 배치를 당장 철회해 달라. 청와대 교육부, 지역 정치권을 통해 호소를 이어갈 것이다.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등교거부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초등 1·3학년 자녀를 두고 있는 이 모씨는 “아파트 분양시 학교 위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생애 최초 아파트 분양인데, 교육청의 통학구역 배치 계획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며 “안전한 통학로가 확보된 고운초·고운중을 내세운 분양 광고를 보고 계약을 한 주민들이 상당수”라고 호소했다.

더 큰 문제는 세종시 건설 특성상 내년에만 20여개 초·중학교 등 무더기 신설학교 개교를 앞두고 있어, 집단 반발 규모가 단시간 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M3(대우 1970세대), L3(대우 622세대) 등 타 초등학교 통학구역 배정부터 1-2 M4(한양수자인), 1-2 M-4 1-3M 등 중학교 학군 설정 문제까지, 이미 온라인 선상에는 댓글을 통해 ‘힘을 모으자’는 학구 재조정 ‘투쟁 붐’이 일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시교육청은 ‘최선의 방법’을 선택했다는 입장이다. 학교 부족 현상에 따른 학급증설, 급당 학생수 초과 편성 등으로 학생 수용을 위한 물리적 공간이 없는 특정 학교를 고려해, 공동학구를 설정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학부모들의 이해를 구하는 길이 최선이라는 게 교육청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교육청은 행정예고와 공청회(29일 예정)등을 통해 이번 학구조정의 불가피성을 충분히 설명한 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시교육청 학교설립 담당은 “공동학구 설정안이 발표되긴 했어도, 학부모들과 머리를 맞대고 협의를 진행할 준비가 돼있다”며 “행복도시건설청 등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펼쳐 추가 학교용지를 확보하고 신설학교 설립 성공을 이끌어내긴 했지만, 여전히 학교수는 부족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게 사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모든 학부모가 만족하는 학구 설정은 현재로선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신도시 건설 상황에서 불가피한 논란이다. 시교육청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세종시 특수성을 고려, 학부모들의 고통분담이 이뤄지는 것을 바라는 길밖에 없다”며 “논란의 시발점이 되고 있는 으뜸초(학구)의 경우 타학교와 비교할 때, 소규모 학급, 적정 수준의 급당 인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학부모들의 이해를 구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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