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칼럼] 정성욱 ㈜금성백조주택 회장

신록의 푸르름이 더해 가는 6월이다.

이맘때가 되면 해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길거리의 가로수와 그 잎새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고 숙연하게 느껴지며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오직국가와 민족을 위해 멸사봉공(滅私奉公)하신 분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기는 '호국보훈의 달'이기 때문이다.

호국보훈이란 나라를 보호한다는 뜻의 '호국'과 공훈(공로)에 대해 보상한다는 뜻의 '보훈'이 합쳐져 생긴 말이다. 즉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공이 있는 분들을 추모하고 기억함으로써, 그들의 공로에 보답을 한다는 의미가 있다. 현충일과 6·25전쟁, 6·29 제2연평해전 등이 발생한 뼈아픈 기억이 있는 6월을 국가에서는 나라를 위한 희생정신을 되새겨 보는 달로 기념하기 위하여 호국보훈의 달로 정하였다.

우리나라는 지난 100년 동안 일제 36년 식민통치와 6·25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다. 그 후에도 2차례의 연평해전, 천안함 피격과 같은 각종 북한의 도발에 맞서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수많은 젊은이가 희생되었던 지난 날들을 생생히 기억한다. 아직도 유가족들과 용사들의 뼛속 깊이 스며있는 통한은 씻겨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 청소년들이 이 같은 사실들을 잘 모르고 있거나 왜곡된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어느 한 기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6·25를 남침이 아닌 북침이라고 답하였고, 일제로부터 독립을 되찾은 연도를 몰랐으며, 심지어 김구 선생이 시인이라는 응답도 있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역사인식이 취약해진 가장 큰 원인은 입시위주의 교육환경 속에서 역사 교육과정의 홀대로 인한 결과이다. 또한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시민들과 정부기관도 국가유공자에 대한 소중함과 관심이 소홀해지는 듯하다. 최근 한 보도에 따르면 6·25전쟁에 참전해 총상을 입고 전상군경 2급 보훈대상자가 된 형이 실종되자 그의 동생이 32년간 보상금을 대리로 수령한 것이 드러나 이슈가 되고 있다. 보훈대상자들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를 하지 않는 정부와 이를 악용하여 보조금을 수령한 부부 모두 보훈의식이 부족한 우리의 현실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지나간 과거를 잊지 않고, 다가오는 미래를 대비하고 교훈을 가르쳐야하는 시대적 사명이 있다. '과거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보훈대상자들은 우리의 아픈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비춰주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 바친 그들의 삶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그들을 기억하고 후손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줘야 한다. 그들의 희생과 공헌을 기억하고 숭고한 희생정신을 이어받아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 늘 진보하는 역사를 이루어 나가야 하는 것이 후손된 우리들이 해야 할 몫인 것이다.

새 정부에서는 국민대통합을 기조로 내세우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호국보훈의 한마음 한뜻을 국민대통합의 시작점으로 삼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보내면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나라사랑 정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고 국민들의 마음속에 올바른 역사관과 나라사랑 의식을 확립시켜 국민대통합을 이루어 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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