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세포에 영향주지만 재생 암세포 죽은자리 정상세포 메워
수술 불가능한 쇠약자 수술효과
암부위에 많은 양 방사선 쪼이는 세기조절 치료법 부작용 최소화

▲ 장기기능을 보존하면서 암을 완치할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법 중 하나인 세기조절방사선치료를 하고 있는 모습. 건양대병원 제공

의학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발전을 이루고 있는 분야가 방사선 종양학이다. 방사선 치료의 발전은 놀라울 정도다. 최근 20년간 암 조직에 많은 방사선을 조사해 치료 효과를 높이면서도 정상 조직에 대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3차원 입체조형방사선, 정위적 방사선수술, 세기조절방사선 치료 등 장기 기능을 보존하면서 암을 완치할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법이 개발됐다. 이에 방사선치료의 원리와 방법에 대해 건양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정훈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방사선 치료란.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의 높은 선량을 이용해 암세포를 죽이거나 암세포가 주변으로 증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암 치료 방법이다. 낮은 선량의 방사선이 일반 X-ray 촬영과 같이 진단을 위해 신체 내부를 보기 위한 촬영에 사용된다면 높은 선량의 방사선을 조사하는 것은 치료를 위한 것이다. 암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일반 방사선 치료는 각 암세포마다 적정수준의 방사선을 여러 차례에 걸쳐 외부에서 조사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이 치료법은 크게 두 가지로 외부 방사선 치료와 근접 방사선 치료로 나뉜다. 외부 방사선 치료는 신체 내 종양을 신체 외부에서 조준해 방사선이 피부와 장기를 통과, 목표점에 도달하게 하는 치료법이다. 근접 방사선 치료는 종양에 도달할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어 종양 내부나 근접부위에 적정 수준의 방사선량을 전달하고 나오는 치료법을 말한다.

◆방사선 치료는 암세포에 어떤 작용을 하나.

높은 선량의 방사선이 암세포에 전달되면 방사선은 암세포의 성장을 늦추거나 암세포를 죽이게 된다. 그 목적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암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방사선은 암의 완치나 암세포 성장정지와 성장속도 지연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 둘째, 증상 감소를 위한 목적으로 암의 완치가 불가능한 경우 방사선은 암세포가 커짐으로써 주변 장기와 조직을 침범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종양의 부피를 줄어들게 하려고 조사되는 경우도 있다.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이 조사되는 순간부터 암세포를 죽이는 것은 아니다. 암세포가 죽기 시작하기 전까지는 수일 또는 수주가 소요된다. 방사선 치료가 종료된 후 암세포는 계속해서 죽어가는 것이다.

◆건강한 세포에는 영향이 없을까.

방사선은 단지 암세포의 성장속도를 늦추거나 암세포만을 죽이는 것은 아니며, 주변에 인접해 있는 건강한 정상세포들 역시 손상을 받게 된다. 그러나 건강한 세포는 방사선 치료가 끝난 후 대부분 회복된다. 또 건강한 정상세포의 영구적인 손상을 막을 수 있을 만큼의 선량과 암세포를 죽이기에 충분한 만큼의 선량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적당한 방사선량을 이용하며, 암세포가 죽어가는 동안 정상세포가 회복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해 1회 방사선 조사량을 줄여 방사선 치료를 실시한다.

◆방사선 치료 시 통증은.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 동안은 일반 X-ray촬영 때와 같이 아무런 느낌이 없다. 그러나 치료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정상 세포나 피부 표면 등 암세포가 지속적으로 손상을 입는 만큼 정상세포도 손상을 입게 된다. 단지 정상세포는 다시 재생을 하고 회복이 되는데 비해 암세포는 재생을 못한다는 차이점으로 치료를 하게 되므로, 방사선 치료로 겪게 되는 합병증과 부작용들은 대부분 일시적이다.

◆다른 치료를 병행할 수 있나.

암 치료에는 크게 외과적 수술과 내과적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등이 있다. 이 모든 치료법은 단독으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병기에 따라 복합적으로, 혹은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최근 75세의 폐암 초기 환자가 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초기 폐암의 치료에는 외과적인 수술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이 환자는 여러 내과적 질환으로 전신마취가 불가능한 상태로 수술을 할 수 없었고, 항암치료도 시행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고령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있는 상태로 가족들은 치료를 받다가 위험에 빠지지 않을지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 환자는 방사선을 이용한 무혈수술을 진행했으며, 결과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환자 개인이 치료받는 병원 외적으로 다른 치료법 및 민간요법을 실시할 경우 반드시 주치의에게 사전에 상담을 통해 가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부작용은.

방사선 치료를 하게 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높은 선량의 방사선은 암세포를 더 많이 죽일 수 있지만 치료범위 안의 정상세포에도 손상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부작용은 개인차가 있으며, 여러 가지 부작용들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또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면 부작용이 더욱 심할 수도 있다.

◆세기조절 방사선 치료란.

세기조절 방사선 치료는 암이 있는 부위에 많은 방사선을 쏘고, 정상조직에 들어가는 방사선량을 줄여 부작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실제 두경부 암의 경우 방사선을 조사할 때 침샘에는 방사선이 들어가는 것을 줄여서 구강건조증 발생을 방지하고, 전립선암의 경우 전립선과 인접한 방광과 직장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암 치료에서 방사선 치료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전신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들에게 방사선 수술을 시행해 수술과 비슷한 효과를 얻게 할 수도 있고, 세기조절 방사선 치료를 통해 부작용을 더 줄일 수도 있다.

건양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정훈 교수는 "세기조절 방사선 치료가 최근에는 방사선 암 치료의 기본이 됐으며, 이 기술은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며 "앞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이 방사선 치료로 도움을 받아 암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