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비 부담 박희진씨 "정착 조그만 도움"
신랑 하철진(30)군과 신부 김설화(31)양, 단촐하게 모인 20여명의 하객 모두 '사선(死線)'을 넘은 탈북자들이던 것이다.
이들의 결혼식은 대덕구 새마을회 회장인 박희진 그랑프리웨딩홀 대표가 탈북자의 정착을 조금이라도 돕는 마음에서 예식비용 전액을 부담해 마련됐다.
박 대표는 "지난 2002년 대전에 거주하는 탈북자 40여명을 초청해 이들의 남한 생활 정착을 돕는 프로그램을 개최한 적이 있다"며 "그때 '나홀로' 던져진 탈북주민들이 겪는 외로움과 고충이 얼마나 큰가를 절감하고, 탈북자들의 정착을 돕는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날 결혼식을 올린 신부 가족의 경우 지난 2002년 7월 24일 압록강을 헤엄쳐 건너와 탈북에는 성공했으나 당시 '군인'이었던 남동생을 미처 데려오지 못한 '한(恨)'에 사무쳐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는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
함경북도가 고향인 신부 가족은 "혹시 신분이 노출되면, 북에 남아 있는 동생에게 위해가 될 수도 있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으다.신부는 특히 "생사를 알 수 없는 남동생 생각을 하면 눈물밖에 나지 않는다"며 "하루빨리 통일을 이뤄 동생을 꼭 한 번 만나보고 싶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이들 신랑·신부는 탈북자들을 위한 교육기관에서 처음 만나 서로 사랑을 키워 왔으며, 앞으로 신랑이 남쪽의 학원에서 배운 기술을 밑천 삼아 자그마한 세탁소를 운영하며 새로운 인생을 열어 나가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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