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분만에 주민번호 수백건 습득 … 범죄 악용 우려

철저하게 보호돼야 할 개인정보가 인터넷 상에서 간단한 검색만으로 노출되고 있다.

지난 10일 파일공유(P2P·Peer to Peer) 프로그램을 비롯 인터넷에 떠도는 개인정보를 조회한 결과 10여분만에 수백 건의 주민등록번호를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이날 대전시청의 협조를 받아 습득한 주민등록번호 샘플 조사에서 대부분 실제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개인정보 중 김모(서울시 성동구)씨의 경우 주민등록번호는 물론 전호번호와 집주소, 심지어 신용카드번호까지 기재돼 있었다.

또 김포시청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한 문서에는 관내 공무원 200여명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직급 등이 상세히 적혀 있고 군산의 모 교회에서 만든 것으로 보이는 '보험 가입용 주민등록번호' 파일에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이날 수집된 개인정보는 서울, 전북도, 경기도, 경남도 등 전국에 걸쳐 확인됐고 대전·충남지역 시·도민들의 개인정보도 상당 부분 포함돼 있을 것으로 시 관계자는 추론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암암리에 개인정보를 사고 파는 일이 빈번하다는 것이다.

인터넷이나 개인적으로 돈을 주고 산 주민등록번호 등은 개인 업체에 흘러 들어가 상품판매에 악용되는 단순 이용에서부터 남의 이름으로 휴대폰을 개설하거나 범죄에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전의 모 벤처기업 관계자는 "사업상 홍보 등을 위해 자체적으로 대전시민의 개인정보 수만 건을 확보하고 있다"며 "원할 경우 몇 십만원만 들이면 수십만 건의 개인정보도 손쉽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인터넷에 떠도는 주민등록번호의 유출 경로는 워낙 다양해 정보유출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현재까지는 믿을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에만 접속하고 본인 스스로 조심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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