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계산리 장애 5급 탁경상씨 200만원 기탁

▲ 고물 주워 이웃돕는 탁경상 씨. 영동군 제공

"고물 주어 번 돈이라 얼마 안 되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의 희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4일 영동군청에 한쪽 다리를 절며 남루한 옷차림을 한 노인이 찾아와 자신보다 못한 이웃을 돕는데 써달라며 손때 묻은 만원짜리 지폐를 수북이 내 놓아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영동군 영동읍 계산리에 거주하는 탁경상(64) 씨가 주인공.

탁 씨는 몇 년 전 일을 하다가 왼쪽 무릎 연골이 파열되고 허리디스크가 유발돼 지체장애인 5급 판정을 받았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정부로부터 생활비를 지원받아 어렵게 살고 있는 탁 씨가 이날 기탁한 200만원은 지난해 10월 영동으로 전입오면서 쌈짓돈과 불편한 몸을 이끌고 파지, 고철 등을 팔아 모은 돈이다.

매일 5시간씩 발품 팔아야 고작 5000원정도 벌고, 운이 좋아 양은이나 고철을 주운 날은 2만원을 손에 쥐는 정도다.

탁 씨는 "주위에 나보다 어려운 이웃이 많아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며 "비록 작은 정성이지만 힘겹게 사는 불우이웃들을 돕고 싶어서 성금을 전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탁 씨는 부인과 함께 고물을 수집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영동=배은식 기자 dkekal2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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