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칼럼] 조원권 우송대 대학원장/(사)한국다문화가족정책연구원장

다문화사회가 거슬릴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면 결혼 이민자, 외국인 노동자 등 우리 사회의 소수 집단과 소수 문화는 점차 증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 소수 집단과 소수 문화를 한국의 주류 문화와 통합시키지 못한다면 이는 향후 엄청난 사회적, 정치적 불안의 요인이 되고 말 것이다.

실제로 유럽의 경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상대적으로 민족적 정체성이 강한 유럽의 일부 국가들은 (프랑스, 독일 등)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차별적 배제와 일방적 동화 정책을 시도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고 이러한 실패는 최근 프랑스에서 발생한 무슬림 소요로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들 국가, 그 중에서도 특히 독일이 과거의 일방적 동화를 목표로 한 이주자 프로그램에서 양방향적인 통합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으로 전환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한 사회통합은 다음의 세 가지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

첫째는 양방향성이다.

사회통합이 서로 다른 문화간의 상호 작용을 통해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져 가는 과정이라면, 사회통합 정책은 일방적인 교육을 지양하고 양방향적인 교류와 접촉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동화를 목적으로 한 주류사회 문화의 일방적인 교육이 초기 단계에서는 부분적으로 필요하겠지만 프로그램의 큰 방향은 양방향적인 교류에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는 포괄성이다.

여기서 포괄성은 프로그램 내용의 포괄성과 대상의 포괄성을 모두 의미한다.

먼저 사회통합 정책과 프로그램의 내용은 단순한 언어 교육, 직업 교육 및 문화 교육을 넘어서 결혼이민자가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법제도 교육, 민주시민 교육, 자본주의 교육 등을 포함해야 한다.

또한 이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방적 교육뿐만 아니라 양방향적 교육과 교류를 포함해야 할 것이다.

사회통합 정책 및 프로그램은 내용 뿐만 아니라 대상도 보다 확대해야 한다.

현재는 주로 결혼이민자 당사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남편과 자녀 등 다문화가정의 구성원 모두가 이러한 프로그램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특히 다문화가정의 자녀에 대한 사회통합은 장기적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 이해 교육 프로그램도 점차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진정한 사회통합은 주류 사회를 이루고 있는 우리 국민들이 소수 집단의 문화를 관용하고 수용할 수 있을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장기적이며 단계적 접근이다.

사회통합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단계적으로 사회통합 정책과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즉 사회통합의 여러 단계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절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초기 적응 단계에서는 언어 교육과 정보 전달에 초점을 맞추돼, 시간이 갈수록 문화 교육과 교류를 강화하고 그 다음 단계에서는 이들이 한국의 시민으로서 정체성과 유대감을 가질 수 있도록 민주시민 교육 등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