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人 - 예산 출신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3대 금융대책은? ‘강한금융'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강화
'행복금융’ 서민·中企 금융지원 확대
'창조금융’ 금융소비자 중심 경쟁력 제고

▲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서민 금융부담 완화를 위해 맞춤형 서민금융 상담 및 강연에 참석해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금융 검찰'로 불리는 금융감독원의 수장에 충남 예산 출신 최수현(58) 원장이 3월 18일 취임해 두 달 여 지났다. 최 원장은 금감원 설립이후 처음으로 내부에서 최고책임자로 승진한 케이스다. 금감원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업무를 꿰뚫고 있어 취임 후 그의 행보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 원장을 통해 금융위기 후 우리나라 금융상황과 정책방향을 소개한다. 이번 인터뷰는 23일 서면으로 진행했다.

-금감원 역사상 최초로 내부에서 원장으로 승진하며 안팎에서 기대가 크다. 금감원 운영 구상은.

"올해 국내외 경제 전망이 밝은 편이 아니라 가계와 기업부문이 더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 이런 여건 속에서 금융 산업이 부실해지지 않도록 금융감독원은 '강한금융, 행복금융, 창조금융' 세 가지에 중점을 둔다. 금융회사의 건전성 감독을 강화해 '강한 금융'을 구축하고,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될 서민·중소기업 등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해 '행복금융'을 실천한다. 또 금융소비자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를 혁신하고 금융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창조금융'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3월 취임 후 조직개편을 하고 5월초 인사를 마무리했다. 조직 개편의 초점을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금융소비자 보호역량 강화에 뒀다 소비자보호·서민지원·기업금융 부문에 선임국장 자리를 만들고 '대부업 검사실'을 신설하는 등 금융소비자 보호역량을 강화하고 주요 핵심과제에 집중해 효율적인 금융 감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구태의연한 접근방식을 버리고 창의적이고 포용적인 금융 감독 업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다양한 외부전문가 및 금융소비자들과의 소통과 참여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평소 근무 철학은.

"개인적으로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부터 제 자신의 부족함을 메워 나가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야한다'는 생각을 해왔다. 책상에 앉아 탁상공론을 하기보다 항상 낮은 자세로 외부와 소통하고,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현장에서 상대방의 말에 더 귀를 열고 경청할 때 올바른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장은 막중한 책임과 임무가 부여돼 있는 자리라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면서 업무에 임하고 있다. 금융시장과 산업을 건전하게 유지해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고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금융감독원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과 동시에 서민, 중소기업 등에게 금융이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불법 사금융 등 금융범죄 피해 예방 노력도 지속하겠다."

-새 정부의 성장 동력은 '창조경제'다. 금감원의 역할은 무엇인가.

"저성장·고령화 시대에 새 정부에서는 상상력과 창의성을 과학기술에 결합시켜 산업화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경제 구현을 과제로 삼고 있다. 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금융 산업에서 '창조금융'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시장과 환경이 달라졌어도 금융 산업에는 20여 년 전 도입한 규제가 남아있다. 금융인력, 제도, 시스템 등 산업전반에서 혁신이 필요하다. 금감원은 전문 인력 양성, 대출관행 개선, 혁신기업 자금지원 등 여러 측면에서 창조금융 구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갑'의 횡포에 대한 비난이 높다. 최 원장도 금융권에서 자행되는 '갑'의 횡포를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올해 금융소비자보호를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소비자보호처(2012년5월 설치)'의 역할을 확대하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 소비자보호를 위한 기능과 역할을 대폭 강화한다. 특히 국민이 원하는 검사를 금감원에 직접 청구해 권익을 제고하는 '국민검사청구제도'를 27일부터 시행한다. (국민검사청구제도란 금융회사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로 인해 금융소비자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당할 우려가 큰 경우, 200명 이상의 당사자가 금융감독원에 검사를 청구하는 것) 민원이 빈발하거나 급증하는 금융회사 명단공개를 강화하거나 소비자보호가 취약한 회사에 전담민원관리자(CRM, Consumer Risk Manager)를 두는 등 금융회사 민원유발 원인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다. 필요시 금융회사 검사를 통해 경영진 제재 등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현재 금융민원 해소율이 43%선인데 이를 50%까지 올릴 계획이다. 예컨대 제대로 글로 표현되지 않아 구제되지 못한 경우 담당직원이 전화 등을 통해 직접 나서 해결하겠다. 또 금융상식이나 지식이 부족해 비롯되는 민원들이 많다. 금융정보에 취약한 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정보제공 및 교육활동을 더 강화하겠다. 금감원은 금융취약계층의 권익을 보호하는 지킴이 역할도 할 계획이다. 생계형 금융민원에 대한 현장조사와 불법 채권추심 행위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새터민, 실업자, 다문화 가정 등 심층상담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위해 특별 상담프로그램 등도 실시한다."

-서민 애로상담 등 서민금융지원 활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금감원은 서민의 금융부담 완화를 위해 은행의 서민금융상품 공급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10%대 은행권 신용대출상품 개발 등 서민맞춤형 금융지원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왔다. 은행의 서민대상대출 새희망홀씨(희망홀씨 포함)는 지난달까지 86만 명에게 7조원을 지원했다. 또 최근 출범한 국민행복기금이 더 많은 서민들의 채무조정을 해줄 수 있도록 대부업체의 협약가입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서민이 금융상품을 쉽게 이용하고 애로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 서민의 금융애로 해소를 위해 전국 16개 지자체에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가 운영 중이다. 충청지역에도 충북도청과 충남도청에 금감원 전문 인력들이 파견돼 서민금융상담 및 애로사항 해소 등 노력중이다. 또 전국적으로 서민금융 지원을 전담하는 거점점포 20개 및 전담창구 56개가 운영되고 있다.(2013년4월말 현재 충남 우리은행, 청주 신한은행 등 포함) 한편 주로 노인 등 서민·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1년간(2012.4.18~2013.4월) 금감원이 운영하는 불법 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11만6826건이 접수됐다. 앞으로도 불법 사금융으로 인한 피해예방 및 해결을 위해 불법업체 수사·단속, 피해자에 대한 금융·법률 지원 등을 더 강화할 것이다. 향후 서민층과 금융권이 상생할 수 있도록 서민금융 지원제도를 지속적으로 점검·보완하고 금융권의 서민금융 지원활동 강화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사회공헌 및 1사1촌 활동도 활발히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설립 이후 사회공헌활동을 묵묵히 해왔다.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급여 끝전을 모아 사회공헌 기금을 만들어 소외계층에 나누고, 최근에는 전문성을 발휘해 직접 금융교육에 나서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충청지역과는 각별한 인연이 있다. 우리 농촌 활성화를 위한 도농(都農) 상생의 취지로 지난 2005년 충주에 있는 선당마을과 1사 1촌 자매결연을 체결했다. 그 후 지금까지 매년 저희 임직원이 직접 선당마을을 방문해 일손 돕기에 나서거나 농산물직거래를 꾸준히 해왔다. 앞으로도 금감원은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한 충실한 파수꾼으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정신을 갖춰 공적 기구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

서울=김홍민 기자 hmkim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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