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내 매년 열리는 각 시·군 대표 축제가 지역 상권에는 독이 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민을 화합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오히려 지역 상권 위축이라는 부작용도 커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사실상 도내 행사가 구름 때처럼 몰려드는 외지 상인들의 배를 불려주는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

19일 충남도와 일선 시·군 등에 따르면 도내 각 시군에서 열리는 지역 축제는 500여개에 이른다.

이 축제를 위해서는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이 투입되는 축제도 있다. 이 축제에는 꼭 전문적으로 지역을 옮겨 다니며 ‘판’을 벌이는 외지인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부스를 분양받아 축제 참여자의 주머니를 비우게 하고 있다. 지역 자금의 외부 유출은 물론 관리 감독도 제대로 안 된다.

실제 이런 전문 외지 상인 때문에 축제를 포기한 사례도 있다.

올 3월 동학사 벚꽃 축제가 대표적이다. 외지 상인들이 불법으로 부스를 마련해 야시장을 운영하다 보니 지역 상인은 그야말로 ‘속 빈 강정’인 셈이다. 2004년부터 공주시가 이 축제를 지원했지만, 9년 만에 상가 번영회가 자발적으로 벚꽃축제를 포기했다. 지역 상인은 “이미 벚꽃축제는 전국적으로 알려져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며 “외지 상인의 배를 불려줄 바에는 축제 없이 자발적으로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했다.

문제는 축제는 열지 않았지만, 상황은 더 악화됐다는 점이다. 불법 노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벌금 물 테니 장사를 방해하지 말라”는 태도였다. 이들이 하루에 올리는 매출은 500만원~1000만원가량. 벌금은 고작 200~300만원 정도에 불과해 차라리 벌금을 물고 장사를 하는 것이 속 편하다는 게 외지 상인들의 설명이다. 지자체의 강제 철거는 엄두도 못 낸다. 인력이 부족한 데다, 매번 싸움만 하다가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번 동학사 사례는 단순한 표본일 뿐, 도내 전역에서 열리는 축제가 이 같은 외지 상인에 시름하고 있다. 부스를 입찰 방식으로 하는 점도 문제다. 전문적으로 전국을 떠도는 외지 상인의 경우 입찰이 능숙하지만, 지역 상인은 손익분기점부터 생각하기 마련이다. 당장 자신의 가게를 문 닫고 행사장에 나오는 것이어서 쉽사리 행사 참여가 어렵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도내 상가지역 상인들로 구성된 연합회 등은 영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며 충남도와 해당 지자체에 제도적 대안 마련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A 상인회 관계자는 “상인들도 당연히 도민화합을 위한 축제에 힘을 보태고 따라야 하겠지만, 축제 때마다 임시로 분양돼 운영되고 있는 가설시장에 대한 도민의 평가는 부정적"이라며 "축제 운영비 충당을 위해 무조건 외지인에게 임시상가부스를 분양하는 것에 대해 한 번쯤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역 상인이 소외되는 만큼 해당 지자체가 각종 축제 때마다 상인 참여방안과 소득증대 방안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민과 지역상인을 대상으로 축제 전 설문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상인대표자들과 유통상생발전을 위한 협의회를 구상 중”이라며 “축제도 살리고 지역상인에게도 소득이 증대되는 방안에 대한 토론을 거쳐 축제와 지역상인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