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일선문고 경영난 폐업
두달 만 우리문고 재탄생
액세서리·문구류 등 판매
충주 글터 문화 공간 변신

▲ 동네 서점들이 생존전략 차원의 변신이 한창이다. 액세서리와 문구류를 구비하고 독서토론 등 문화공간 역할을 충실히 하고있다. 황미경 기자
서점이 갈수록 대형화되고 인터넷을 통한 책 구매가 늘면서 지역 향토(동네) 서점이 속속 문을 닫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서점이 단순히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 주는 서점이 눈길을 끈다. 액세서리·문구류를 구비하고 저자와의 대화, 독서 토론, 문화공간을 만드는 등 생존전략 차원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 그 이상을 제공하는 서점

지난해 10월 충북 청주의 대표적 향토서점인 일선문고(청주 남문로)가 경영난 끝에 문을 닫았다. 일선문고의 폐업은 지역에 큰 충격과 파문을 안겨줬다. 다행히도 일선문고는 폐업 두 달여 만에 '우리문고'라는 새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

일선문고를 인수한 김보승(43) 대표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던 향토 서점이 없어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일선문고를 인수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햇다. 그는 "성안길 상권이 위축되고 전반적으로 시장 경제가 악화되는 시점에서 서점가의 분위기가 안 좋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 서점의 고유 기능에다 전시공간과 문화의 옷을 덧 입혀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전면 리모델링에 들어가 2층에는 간단한 문구류와 생활 용품들을 쇼핑할 수 있게 팬시점을 추가했다. 3층에는 ‘아뜰리에’라는 문화공간을 마련해 갤러리 전시 및 각종 세미나를 여는 등 청주 지역 작가와의 만남의 장을 만들었다. 옥상에는 야외 정원과 함께 70여명을 수용하는 야외공연장을 마련해 쾌적함을 더 했다.

이재복(29) 기획팀장은 "대형서점의 지점 확대와 온라인 서점 매출 증가 영향을 받아 향토 서점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이 안타깝다"며 "경쟁력 강화와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 책만 파는 공간이 아니라 문화 그 이상을 제공하는 서점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

◆동네 '사랑방' 자리매김

충주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추진중인 중소 서점 살리기 사업에 선정된 한 서점이 주목받고 있다.

모델 서점으로 선정된 곳은 ‘책이 있는 글터’(이하 글터)이다. 글터의 이연호(51) 대표는 문체부의 지원금과 사비를 들여 서점이 있는 건물 3층에 지역민을 위한 문화공간인 '숨'을 마련했다.

'숨'에서는 지역 내 다양한 모임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진다. 공간 사용료가 없고 글터를 찾는 이들이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인문학 강연 프로그램과 악기 레슨, 작품 전시 등이 펼쳐진다.

이 씨는 "우리 서점이 특별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며 "단지 서점이란 공간이 지역민들 속에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시도한 문화적 장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황미경 기자 hmk062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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