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칼럼] 한용석 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장

우리나라 저축률이 선진국 최하위 수준인 4%다.

우리는 그동안 높은 저축률을 자랑했고 그 토대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다. 저축의 의미를 되새겨 보면 소득 중에서 소비되지 않고 생산 활동의 밑천이 되는 나머지 부분을 말한다. 확대재생산을 위해 꼭 필요한 저축이야말로 훌륭한 재테크의 시작이다. 여유로운 삶을 원한다면 저축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기를 원한다면 확대재생산이 이뤄져야 한다. 저축은 확대재생산의 출발점이다. 우리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좋은 저축습관이 있다.

절미저축이란 말을 잊었는가? 밥을 짓기 위해 쌀독에서 쌀을 퍼낼때 미리 일정량을 덜어내어 별도의 쌀독에 보관하고 밥을 지었다. 이 쌀을 모아 이듬해 농사의 재원으로 투자도 하고 아이들 교육비에 보태기도 했다. 이것이 우리 부모님들이 벌인 절미저축이다. 어느집 할 것 없이 절약하며 살아왔기에 모두 몸에 밴 좋은 습관 DNA를 지니고 있었다.

필자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전 설날 아버지께서 목돈을 내 놓으시면서 말씀하셨다. 내가 죽으면 이 돈으로 장례를 치러라. 아버지께 이게 무슨 돈이냐고 물으니 너희들이 준 용돈을 쓰지 않고 모아 놓으셨단다. 우리 부모님들은 이렇게 본인의 장례비까지 미리 저축으로 준비하시면서 사셨다.

저축은 생활화 됐고 빚을 무서워하고 근검 절약하시면서 사셨다. 그 결과로 지금 우리는 풍요롭게 사는 것이다. 그분들은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지내진 못했지만 마음이 풍요로운 인생을 사셨다. 늘 절약하고 저축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소비가 미덕이란 말에 현혹돼 저축은 하지 않고 다 써버리니 이를 어찌하면 좋은가? 요즘 가계부채가 위험수위에 와 있다고 한다. 가정이나 국가나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적자다. 적자가 계속되고 지불능력이 없으면 부도다. 부도란 말은 부도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다시 듣고 싶지 않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1997년 11월 IMF로부터 금융지원을 받아 국가부도를 모면한 사실이 있고 우리 모두 기억하고 있다. 전 국민들이 금모으기에 참여하고 우리의 자산을 헐값에 팔아 국가부도를 모면했고 그 이후 전 국민들의 노력으로 지금은 외화보유고를 높여 언제든 지불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국가채무가 많기에 뜻있는 국민들 모두 여간 걱정이 아니다.

여기에 가계부채도 문제다. 그동안 집을 주거수단으로 생각하기 보단 재테크의 수단으로 생각했기에 빚을 얻어서라도 큰 집들을 샀다. 자기의 능력이 20평을 살 능력이면 30평을 사고 10평값은 은행에서 빌렸다. 큰 평수의 집값이 많이 오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집값하락으로 이제는 큰 평수의 집은 팔리지 않고 집값은 많이 떨어졌다.

왜 그럴까? 이제 아파트가 재테크수단에서 주거 개념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한편 젊은층들이 집값이 비싸니까 집사는 걸 포기하고 자동차부터 산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니 자동차 유지비 등을 지출하면 저축의 여력이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근검 절약하며 저축하는 좋은 습관을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한다. 개인의 노후준비와 나라경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저축률을 높여 투자재원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지속적인 확대재생산이 이루어져 고용이 창출되고 일자리가 늘어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하다. 우리 모두 저축률을 높이는데 동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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