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국토의 중심에 위치한 대한민국의 지리적 심장부다.

경부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 대전-진주간·대전-당진간 고속도로의 분기점으로 전국 어디로 뻗어나가기 쉽고, 철도와 국도 역시 대전을 지나치지 않고서는 국내 주요 도시들에 닿을 수 없을만큼 교통의 심장부이기도 하다.

덕분에 대전은 인적·물적자원이 결집하기 쉬워 산업기지 및 공업단지로 발전하기 쉬운 사회적 특성과 함께 분지 지형에 따른 풍부한 용수확보가 가능하다는 이점을 지닌 지형적 장점으로 당당히 대덕특구를 품을 수 있었다.

   
▲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전경
◆40년전 대덕, 충북 청원·경기 화성과 경쟁

1973년 당시 과학기술처 장관이던 최형섭 박사는 선박, 기계, 석유화학, 전자 등 전략산업 기술연구기관의 단계적 설립 및 서울에 산재해 있던 국공립 시험연구기관을 한 데 모아 연구기능과 역할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서울 홍릉단지에 이은 '제2의 연구단지 건설시안'을 제안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최 장관의 제안을 받아들여 연구·학원도시 건설계획 구체화를 제시했고, 그것이 ‘대덕특구 건립’을 위해 내딛은 첫 발이 됐다.

대덕특구 세부계획이 수립되기 전 박정희 정권의 연구·학원 도시 후보지 선정은 3개 지역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건설계획 작업팀은 5개 예비 후보지 답사 자료를 바탕으로 타당성을 점검한 결과, 최종적으로 3개 후보지를 선정했다.

그 후보지는 충남 대덕군(14.2㎢)과 경기도 화성 팔단면(14.8㎢), 충북 청원군(13.8㎢) 등이었다.
정부는 공업용지나 식량자급을 위한 절대농지는 가급적 피하면서 우수 연구인력이 모이기에 비교적 용이한 수도권과 인접한 국토의 중심지를 선정해야 한다는 데 공통분모를 품고 있었다.

그 결과 3개 후보지 중 화성과 청원은 각각 방송시설, 군사시설 사업 등 정부의 다른 계획사업과 중복된다는 이유와 함께 위치와 지형, 교통과 용수문제, 본래의 자연환경과 기타 주변 레저시설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최적의 후보지로 대덕이 꼽히게 됐다.

대통령의 연구·학원도시 건설 지시 후 4개월이 지난 1971년 5월 18일 청와대.
이날  '제2연구단지 건설기본계획'안에 대한 브리핑에서 치열한 논의를 거쳐 3개 후보지 중 충남 대덕이 연구·학원 도시 후보지로 최종 결정됐다.

10일 후인 5월 28일, 연구학원 도시 건설계획안은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국가계획사업으로 확정됐고, 대덕특구 건설은 이때부터 정부 주도로 본격 추진됐다.

◆30년간 과학기술계에 분 대덕의 열풍

1973년 연구학원도시 건설기본계획이 확정된 이듬해인 1974년 3월부터 정부는 기반 시설 조성 및 연구소 건설공사에 돌입했다.

1978년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한국화학연구원, 선박연구소(현재 한국기계연구원) 등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입주를 시작해 ‘대덕특구’의 기본틀이 마련됐다.

이후 연구기관의 입주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해 1980년대에는 출연연 4곳과 민간 연구소 2곳, 대학 1곳 등이 추가로 입주, 대덕특구가 명실상부한 연구단지로 자리매김을 하게 됐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대기업 중심의 민간 연구소들이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의 축적된 연구 성과 상업화를 위해 대덕으로 입주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1990년 3개에 불과하던 민간기업 부설연구소는 1993년 11개로 늘어났고, 1998년에는 23개에 달했다.

1990년대 들어서는 연구기반 및 인프라가 잇따라 구축되고 산학연 연계를 통한 연구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1992년 11월 28일 1단계 준공식에 이어 10년이 흐른 지난 2003년 12월 5일.
대덕연구단지는 완공과 함께 30주년 기념식을 열고 한국 과학기술의 메카의 완벽한 위용을 갖추게 됐다.

◆불혹의 대덕특구, 또다른 40년을 준비한다

현재 대덕특구에는 출연연 30개 기관, 국공립 기관 14개, 공공기관 11개, 기타 비영리기관 33개, 대학 5개, 기업 1306개 등 모두 1399개 산학연(2011년 기준)이 집결해 있다.

대덕특구가 과거 선진국의 모델을 따라 ‘추격형 성장’으로 현재 모습을 갖췄다면, 이제부터는 선진국과의 경쟁을 주도하는 ‘선도형 성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적으로는 지식의 창출·확산·활용을 통한 혁신주도형 경제로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고, 지역적으로는 광역경제권 중심의 지역발전 정책에서 지역 혁신을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게 됐다.

세계적으로도 개방형 혁신이 가속화됨에 따라 새로운 R&D 패러다임이 부상하고 있고, 기술·산업·문화 간 창조적 융복합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대덕특구의 혁신클러스터로의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덕특구 외에도 국내 광주·대구·부산에도 특구를 지정, 특구별 특성화 및 특구 간 협력·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대덕특구는 IT융복합, 바이오 의약, 나노융복합, 신재생 에너지의 거점으로, 광주는 광기반 융복합, 차세대전지, 친환경자동차 부품소재, 스마트케어가전의 중심지로, 대구는 스마트 IT융합기기, 의료용 융복합기기·소재, 그린에너지 융복합, 메카트로닉스 융복함의 전초기지로 삼는다는 목표다.

대덕을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의 연구개발특구들은 향후 40년을 준비하며, 우선 2015년까지 지식창출-기술확산-창업의 생태계가 약동하는 4만불 혁신경제 달성의 견인차가 될 전망이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