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귀국독주회 일색 … 유료관객 “손해본 느낌” 불만
객석점유율 50%도 안돼 … “선별기준 문제있어” 질타

최근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이하 대전예당)에서 열린 정기연주회, 귀국독주회 등 무료초대권 비중이 높은 대관공연들이 이른바 '집안 잔치'로 전락하고 있어 유료관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0일 대전예당 최근 3개월 공연실적에 따르면 정기연주회, 귀국독주회는 유료 관객보다 무료 초대권으로 공연을 본 관람객 수가 월등히 많았고, 객석점유율도 평균 48.2%에 그쳐 공연장 객석을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실제 지난달 중순께 열린 한 정기연주회의 경우 전체 관객 272명 중 5.9%에 불과한 16명만이 유료로 공연을 관람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대관공연은 공연 주최인 연주자나 연주자가 소속된 기획사들이 객석을 조금이라도 더 채우기 위해 자비로 무료 초대권을 배부하고, 객석 일부만 유료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게 기획사들의 설명이다.

해당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유료 관객들은 심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전예당에서 열린 한 대관공연을 관람한 김모 씨는 "유료 티켓을 예매하고 공연을 봤는데 초대권으로 무료입장한 사람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손해를 본 느낌"이라며 "일부 관객들이 지인의 공연이라 마음이 편했는지 연주 도중 잡담을 하거나 공연장 밖으로 들락날락하는 경우까지 있어 관람에 집중하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전예당의 모호한 대관공연 선별기준이 오히려 시민에게 제공되는 문화예술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역 공연예술 관계자들의 질타도 나오고 있다.

지역문화예술계 인사 A 씨는 "대전예당이 매년 객석도 절반을 채우지 못하는 공연들에 대관을 허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마치 동창회에 온 것 같이 북적거리는 잡음이 해당 공연의 질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지역 공연예술의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예당은 대관공연은 심의위원들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를 통해 대관 여부를 결정한다고 반박했다. 대전예당 관계자는 "대관공연 연주자들의 이력을 보면 알 수 있듯 아마추어 연주자들은 무대에 오를 수 없으며, 검증된 연주자들에 한해서만 대관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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