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칼럼] 이상윤 대전사랑시민협의회장

최근 3세 어린이가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 운전자가 차량 옆으로 아장아장 걸어가는 어린이의 모습을 보았거나 인솔교사가 차량에서 내린 어린이가 제대로 어린이 집에 들어갔는지 끝까지 확인했다면 막을 수 있는 참변이었다. 이 사고로 세상이 떠들썩했는데 또 다시 한 달 후에 7세 어린이가 태권도장 통학차량에 옷이 끼어 끌려가다 숨졌다. 두 사건 모두 운전자가 잠시만 확인하고 차가 떠났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

미국은 2007년 아버지가 후진하면서 차에 깔려 2세 어린이가 숨진 사고를 계기로 의회가 2008년 숨진 아기의 이름을 따서 새로운 어린이 교통법을 제정했다. 일본은 2006년 8월 음주운전 차에 세 명의 어린이가 치여 숨지자 도로교통법까지 고쳤다.

앞에서 언급한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우리의 정부기관이나 국회에서도 통학차량 사고로 인한 어린이 참변을 막자고 소리쳤다. 하지만 어떤 대책이나 재발방지법이 이뤄질까 기대했지만 구호와 소리만 요란했을 뿐 아직 별다른 결과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시가 어린이 통학차량 사망사고를 막겠다며 '어린이 교통사고 제로운동'을 펼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올해 3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어린이 교통사고가 단 한 건도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인천시가 앞으로 구체적인 대책을 어떻게 실천해 나갈 지 기대된다. 또 이런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돼 한국도 교통선진국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현실적으로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은 곳곳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어 더 이상 법 제정만을 기다릴 수 없다. 차를 움직이는 운전자들의 의식 변화가 있어야 하고 시민 모두가 나서야 한다. 난폭운전과 과속운전, 무관심운전, 교통위반 등으로 인해 어린 자녀를 더 이상 희생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민의식 변화운동은 먼저 나부터, 내 차량부터 작은 교통질서를 준수하고 지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사실, 운전자들의 깨어 있는 의식만 있다면 교통 선진국은 시간문제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규정 속도를 준수하고, 택시와 버스 등은 손님 승·하차 시 확인을 하고 출발해야 하며, 누가 보든 안 보든 밤낮 관계없이 건널목에서 속도를 줄여야 한다. 또 갑작스러운 차선 변경 시 비상등으로 미안한 마음을 표시하고 운전석 밖으로 담뱃재를 털지 말아야 한다. 경적을 울리는 것도 가급적 자제하고 상습 정체 요인인 이른바 꼬리 물기도 하지 말아야 하는 등 교통질서를 나 스스로 준수해야 한다.

대전시에서 차량 뒷자리에 '어린이 보호구역 30㎞ 제한' 스티커를 부착하는 캠페인을 펼치는 것은 바람직하다. 아직까지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이 많이 눈에 띄지 않지만 앞으로 동참 운전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내 차부터 앞에서 규정 속도를 준수하면 뒷 차량까지도 자연스럽게 지킬 수 밖에 없는 것이 교통법규다.

바로 이 의식을 실천하는 것이 내가 주도하는 자연스런 선진교통문화 의식운동이다. 나부터 먼저 작은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작은 일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 성공한 사람은 작은 일이 쌓이고 쌓여서 큰 일이 되는 체험을 해온 사람들이다”라고 말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이 새삼스럽게 가슴에 닿는다.

내가 먼저, 내 차가 먼저, 작지만 작은 교통법규부터 소중히 지켜서 행복한 선진교통문화가 이뤄지는 행복한 가정 행복한 사회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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