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 이승완 회장]
대담 = 박신용 문화과학부장
대덕 벤처기업 1000여개 전국 최다
과학·신기술 융합 창업인프라 최고
영세기업 인재확보 기업발전 큰힘
지역학생 벤처포럼 결성 창업 활로

▲ 이승완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장이 “지역 내 젊은 대학생들이 창업을 통해 실력과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청년 벤처포럼’을 결성해 청년창업 활성화에도 관심을 갖고 벤처드림의 실현지로서 대덕의 위상을 드높이겠다”고 말했다. 장수영 기자 furnhanul@cctoday.co.kr
“‘베스트 원(Best 1)이 되기 보다는 온리 원(Only 1)이 되도록 하라.”

이승완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장은 최고가 되려고 하지 말고, 남과 다른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라는 말을 자신을 멘토로 삼고 있는 학생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한다. 최고의 자리는 한정돼 있는 만큼 최고가 되기 어려울 바에는 남과 다른 것을 해보라는 것이 이 회장의 조언이다. 이 회장은 “벤처기업이라는 것이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지 않나. 거기서 다양한 경험을 쌓다보면 결국 ‘온리 원’이 될 수 있다”며 “벤처기업들이 자신의 역량껏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회장으로서 아낌없는 지원을 해 각자의 분야에서 온리원이 되는 데 일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밑바닥에서 기어봐야 정상을 올라갈 수 있는 길이 보인다’는 자세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달려온 이 회장은 이제 벤처기업 지원의 중책을 맡아 자신 뿐 아니라 대덕 내 벤처기업 중흥의 사명감으로 이들의 맏형 노릇을 하게 됐다. 그를 만나 포부와 소감을 들어봤다.

-지역 벤처기업 지원의 중책을 맡게 됐다. 소감은.

“중세 르네상스를 꽃피운 로마나 피란체, 베네치아를 보면 여러 가지 지식이 융합하고 다양한 문화가 교차하면서 사람들이 새로운 사고를 수용할 수 있는 여건조성이 되는 곳에서 예술과 과학이 꽃을 피웠는데 그 중심에는 기업가정신이 있었다. 이곳 대덕도 한국의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곳이 될 것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다.

대덕은 다양한 문화가 있고, 숨은 인재들이 많으며, 대덕을 사랑하는 크고 작은 교류회가 많이 활동하고 있는 과학 동네다. 지난 40년 동안 대덕연구단지가 연구기술개발 중심의 도시였다면 앞으로 100년을 준비하는 60년을 신기술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벤처기업이 중심 되는 과학기업 도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전지역에 벤처 인프라는 어떠한가.

“10년전 150개에 불과했던 대덕 벤처기업이 지난해 연말로 1000개 업체를 돌파했다. 인구 1만명당 벤처기업 수는 전국에서 가장 높다. 대덕은 2만여명의 과학자들이 새로운 연구와 신기술을 공급하고 카이스트와 같은 대학에서 과학인재육성을 양성해서 배출을 하는 창업인프라가 전국에서 가장 잘 돼있는 벤처생태계를 갖고 있다.”

-대전지역이 대덕특구진흥재단도 있고, 정부출연연구원, 대학도 있지만 그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대덕은 정부출연연구원과 대기업연구소, 카이스트를 비롯한 많은 대학이 있고 1000여개의 벤처기업이 있지만 시너지 효과를 못 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어 대전에 1년에 특허 출원이 전국에서 3번째로 1만여건이되고, 등록건수가 절반이 된다. 그런데 기술이전은 800여건 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신기술 개발이 공급자 중심으로 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

앞으로 고객가치 창출을 하는 수요자인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신기술 개발인 R&BD로 전환돼야 한다. R&D(연구개발)에 기업(비즈니스·Business)이 포함돼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최문기 교수(미래창조과학부 장관내정자)와 함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해나갈 ‘대덕기술사업화포럼’을 추진하고 있다.

-대내외적 경기침체로 벤처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벤처기업들의 현안은.

“대덕의 벤처기업들은 종업원이 20명 이하인 영세한 기업이 전체 기업의 87%를 차지하는 실정이다. 벤처기업의 핵심은 우수한 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의 능력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기업발전에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카이스트 출신과 같은 우수인재들이 수도권으로 떠나가고 있다. 지역의 벤처기업에서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특히 영세한 벤처 기업들을 위한 종업원들의 정주여건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종업원의 기숙사 시설과 우수한 주부사원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영·유아 보육시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위와 같은 현안 해결을 위한 협회의 역할이라면.

“지역벤처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방안으로 지역 내 우수인력 지원사업과 더불어 타 지역의 우수인재 유치를 위해 공동기숙사 건립을 추진했는데 지난해 말 염홍철 시장이 우리의 숙원사업을 약속해줘서 벤처인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이처럼 벤처기업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책연구를 위해 현재 협회 산하의 정책개발연구소를 정책연구원으로 확대 개편해 산·학·연·관의 전문위원들로 구성,운영함으로써 벤처기업에게 실직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제안과 벤처기업의 애로사항 해결에 앞장서도록 할 것이다.”

-회장으로서 임기 내 목표와 주력할 사업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먼저 세종시 출범을 계기로 해 협회 외연을 세종시까지 확대시켜 서로 다른 지식과 기술을 교류하고, 지역 경계를 허문 산·학·연·관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해 소통과 화합을 위한 유대강화에 힘쓰겠다. 둘째로는 지역 내 젊은 대학생들이 창업을 통해 실력과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청년 벤처포럼’을 결성해 청년창업 활성화에도 관심을 갖고 벤처드림의 실현지로서 대덕의 위상을 드높이겠다. 마지막으로 협회 내 현재 정책연구소를 기업정책연구원으로 확대 개편해 벤처기업 육성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책 제안의 기회를 넓히고, 정부가 추진하는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를 뽑는 일에 앞장서겠다.”

-무엇보다 앞으로 청년벤처포럼을 활성화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는데, 청년벤처포럼은 무엇인지.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누구나 자기분야에서 성공을 하려면 1만시간의 연습을 통해서 이뤄진다는 이론이다. 하루 6시간 한 분야에 투자를 하면 5년이 걸리는 셈이다. 창업도 그런 관점에서 생각을 해야 한다. 벤처협회가 매달 1회씩 신기술, 새로운 아이디어를 청년 예비 창업자들이 발표하는 장을 만들어서 협회 회원 CEO들이 멘토 역할을 하고 필요하면 엔젤투자도 주선해주는 모임을 장기간으로 주선해주자는 사업이다. 협회 내에서도 멘토단을 구성했고, 모 대기업에서도 후원을 약속했다. 서울에서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벤처포럼을 벤치마킹해 현재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곧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

-마지막으로 벤처기업인들 및 종사자들에게 한말씀.

“일벌은 꽃에서 꿀을 따지만 꽃에 상처를 입히지도 않는다. 오히려 꽃에 열매를 맺도록 도와준다. 이와 같이 서로의 영향을 주면서 발전해나가는 것을 공진화(共進化)정신이라고 한다. 이것은 개인이나 기업 간에도 성공 비결이 될 것이다. 내가 남에게 먼저 주는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가 좋은 네트워크를 유지하는데 핵심이 될 것이다.”

정리=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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