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상인회 통합회장 선출방식 두고 이전투구
각종 지원사업 신청 못해 … 애꿎은 상인만 피해

‘내홍’으로 세종시 조치원전통시장의 활성화 시계가 멈췄다.

세종시 출범 이후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지만, 도리어 운영주체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내부 상인연합회 간 파벌싸움으로 지난 1931년 자연적 발생·형성된 이후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조치원전통시장은 조치원·우리시장, 조치원재래시장 등 한지붕 세가족 살림을 이어가고 있는 세종 지역 최대 전통시장.

그러나 중앙부처 이전 공무원 등으로 시장 활성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앞두고, 통합회장 선출을 둘러싼 시장 상인회 회장 간 다툼이 격화되면서 휘청이고 있다.

이번 사태는 우리시장 K 회장과 조치원시장 P 회장 간 통합회장 자리 쟁탈전으로 요약된다.

최근 재래시장 상인회와 통합에 성공한, K회장은 3개 상인회 통합회장으로서 조치원시장 상인회 흡수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P회장은 투표를 통해 회장을 선출해야만 통합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문제는 이 다툼으로 조치원 전통시장이 중소기업청 문화관광시장 신청 포기 등 각종 지원정책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그 피해가 애꿎은 소상인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 3개 시장으로 쪼개져, 장외 힘겨루기 불붙어

갈등의 출발은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치원전통시장의 전신인 중앙시장이 공동개설시장(5일장)으로 정식 등록되면서, 3개 시장으로 쪼개진게 상인회 간 갈등의 불씨였다고 시장 상인들은 전했다.

이는 정부의 전통시장 등 육성을위한 특별법 개정으로 지원되는 시장 발전지원금(3000만 원)을 분산지원 받기 위한 옛 연기군의 전략적 대안.

K회장과 P회장의 장외 힘겨루기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그 중심엔 지난 2009년 홈플러스 지역발전기금의 사용처를 두고 불거진 내부 갈등이 있다. 당시 법적 공방까지 이어졌던 이 사건은 현재까지도 상인들의 입을 오르내리고 있다.

K회장은 “홀플러스가 발전기금 5650만 원을 지원했지만, 모두 P회장의 조치원시장 현대화사업에 투입됐다”며 “밀실에서 협의된 사항이다. 사용내역에 대한 신뢰가 떨지고 있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P회장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건”이라며 “K회장이 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전단지를 상인들에게 배포, 가족까지 모함하는 것을 잘못된 일이다. 법적 대응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 P회장의 조치원시장상인회 해체될 수도

현재 K회장은 P회장의 조치원시장 상인회 소속 47개 점포 상인을 상대로, 상인회 회원 탈퇴서를 받아 시에 전달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관건은 K회장이 작성한 회원 탈퇴 명부가 힘을 얻을수 있는냐 하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47개 점포 상인이 회원 탈퇴에 동의했다면 인정시장 등록요건 상 P회장의 조치원시장이 해체될 수 있다”며 “사실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K회장은 P회장에게 이를 근거로한 내용증명을 보내, 조치원시장 상인회 회장 사퇴를 거듭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P회장은 “K회장이 작성한 회원 탈퇴 명부를 믿을 수 없다”며 “회원들은 회비를 납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 K회장 자신이 통합회장, P회장 투표로 선출 맞서

현재 P회장은 투표를 통해 통합회장을 선출해야만 통합에 동의하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투표로 통합회장을 선출하는게 옳다”며 “투표를 거치지않고 회장을 선출하는 것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대해 K회장은 “조치원 재래시장과 통합대회까지 열어 회장으로 선출됐다”며 “상인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는 만큼, P회장이 당연히 자리에서 물러나야한다”고 맞서고 있다.

◆ 시, 문화관광시장 신청 포기 상인 피해로

시장 활성화 추진은 허송세월이다.

최근엔 시장 내부 갈등 심화를 의식한 세종시가 중소기업청의 문화관광시장 신청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관광시장 발전기금 10~20억 원을 포기한 셈이다.

시 관계자는 “특정 시장상인회를 대표로 신청서를 제출할 수 없었다. 갈등 양상이 심화될게 뻔하다”며 “시장 안정이 우선이다. 통합을 독려했지만 따라주지 않았다”고 했다.

시는 시장 통합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장금태 시 전통시장 활성화 담당은 “통합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연합형태 구성도 고려하고 있다”며 “통합이 성사된다면, 전통시장·주차타워 주차장을 상인회 위탁 운영케 함으로써 수익금 전부를 시장 활성화에 재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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