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윤 대전사랑시민협의회장

“반드시 약속은 지킵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대선 후보 시절 이 말을 매우 강조했다.

정치인으로서 그녀가 걸어온 행보가 그 말에 더욱 무게를 실어줬다. 박 당선자는 말뿐인 공약으로 국민에게 큰 실망감을 줬던 다른 정치인들과 분명 달랐다. 국민은 그녀의 말을 신뢰했고, 이것이 표심으로 연결돼 그녀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다. 약속이 국민과 새로운 정부를 하나로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 것이다. 말은 입에서 떨어지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시간을 초월해 그대로 남아 있으면서 한 사람의 미래를 구속한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사람이 말실수를 해 자신이 한 말을 취소하겠다고 한다고 가정해 보자. 아무리 말을 한 뒤에 취소한다고 해봐야 취소된 말도 실수한 말과 함께 시간을 초월해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책임지라고 요구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말이 입에 있을 때는 내가 지배하지만 말이 입 밖에 나가면 말이 나를 지배한다'는 속담을 항상 기억하고 살았다. 말에는 항상 책임성과 윤리성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도자들은 약속한 말을 꼭 지켜야 한다. 약속한 것을 이행하지 않으면 처음 얼마 동안은 수용되겠지만, 계속되면 불만이 점점 누적돼 불신으로 바뀌게 된다. 사람들은 말에 신뢰감이 있는 지도자를 따른다. 먼 장래로 보면 지도자는 사랑을 받는 데 관심을 두기보다는 신뢰를 받는 데 더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약속에 대한 안창호 선생의 일화를 잘 안다. 안창호 선생은 상해 전 지역에 애국지사 검거령이 내렸을 때, 한국인소년동맹의 5월 행사를 후원키로 했던 한 소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피신하라는 권유도 뿌리치고 기부금을 전달하려고 소년을 찾아갔다. 그래서 일본순사들에게 잡혔으며 힘든 옥고를 치러야 했다. 그 분은 한 소년과의 약속을 왜 그렇게 중요하게 여겼을까?

안창호 선생은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도 말라고 했다. 또한 약속을 안 지키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은 나라를 망하게 하는 주범이라고 했다. 이러한 가르침은 오늘의 정치인들이나 지도자들이 어떤 의식을 가져야 하는지 뜻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이제 약속이란 화두를 국가 지도자에게만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확대 적용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러한 바람이 불기만 한다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불신, 불만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서로 믿고 소통하는 사회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국민대통합의 토양은 이렇듯 약속을 잘 지킬 때 튼튼하게 구축할 수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박근혜 당선인은 “앞으로 국민께 드린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는 민생 대통령이 돼 여러분이 기대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 말이 대통령 역할을 수행하는데 있어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오히려 “약속을 지키는 민생대통령이 되겠다”는 박 당선자의 바람이 우리 모두 약속을 잘 지키는 품격운동으로 승화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온 국민이 약속이라는 신뢰띠로 국민대통합을 이루는 나비춤의 바람이 시작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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