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칼럼]
손남수 서대전세무서장

요즘 젊은 세대들에 대하여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다. 도전정신이 부족하고 이기적이며, 남에게 의지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비판도 한다.

그러나 과일도 풋과일 때는 시거나 떫은 등 사람의 입맛에는 맞지 않듯이 사람도 마찬가지이며 이는 자연의 이치상 당연지사라 생각된다. 이러한 생각에 동조하기 보다는 오히려 젊은이들의 성장과정을 보면 비판에 앞서 안타깝고 측은한 생각이 먼저 든다.

초·중학교 시절 선행학습에 지치고, 고등학교 시절엔 치열한 입시경쟁, 대학생활에는 높은 학자금문제, 스펙 쌓기와 취업전쟁 등 열악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자체만으로도 칭찬하고 격려해 줄만 하다고 생각된다. 요즘 젊은이들은 어렵게 취업을 해도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야말로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업무시간에는 말할 것도 없고 이른 새벽시간이나 퇴근시간 이후 저녁에도 자기계발을 위한 노력을 하기 위해 학원에도 다니며 나름대로의 진로를 열심히 설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빠듯한 일정으로 하루를 보내다 보면 아무리 피끓는 청춘이라 해도 파김치가 되어 본래 하는 일 이외에는 여가생활 등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뭔가를 하지 않으면 낙오되는 것 같은 생각에 밤낮없이 사는 생활패턴이 고착화되다 보니 결혼적령기에 이른 젊은이들이 이성간에 사귈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솔로생활이 익숙하게 되는 것 같다. 국가적으로도 가뜩이나 자녀의 출산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 인구가 감소하는 마당에 젊은이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결혼연령이 늦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우리 직장에 함께 근무하는 직원 중에도 많은 미혼 직원들이 있다. 이들과 함께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는 등 나름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결혼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어도 짝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는 직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기 위해 작년 여름에 중매란 것을 처음 해 보게 되었다.

처음 시작 할 때는 내가 해 보지도 않은 일이고, 잘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도 들었지만 주위에 있는 분들에게 취지를 설명하여 소개받기도 하고 내가 직접 발로 뛰기도 하여 열정 있는 젊은이들을 찾아서 서로 잘 어울릴만한 사람을 몇 쌍 연결해 주었다.

다행히 처음 하는 것 치고 괜찮은 결과가 나왔고, 이로 인해 주위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생각되며 소문을 듣고는 지금도 자식이나 조카·친구·후배 등의 손을 잡고 짝을 찾아달라며 온다. 처음에는 반신반의 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좋은 일 한다고 격려도 해주며 분위기를 띄우기도 한다. 아마추어로 처음 시작했지만 지금은 제법 잘 한다는 평을 얻으니 힘들지만 보람도 느끼고 있다. 요즘도 만나는 사람에게는 주위에 결혼할 사람이 있으면 추천해 달라고 하면서 이제는 제법 인정받는 '중매쟁이'로 살아가게 되었다.

살다보니 팔자에 없는 중매쟁이가 되기도 했지만 부탁을 위해 먼 거리를 마다 않고 달려오는 정성을 생각해 보면 싫든 좋든 계속 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이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은 주위에는 사귈 기회조차 갖지 못한 젊은이들이 정말로 많다는 점이고, 주위의 반응이 예상했던 것 보다 호의적이라는 사실이다.

오늘도 아침에 출근하면서 오늘은 누구를 연결해 줄까 상념에 잠겨 출근하며, 저녁에 퇴근하면서는 소개해 준 사람들이 잘 사귀고 있다는 소식에 혼자 미소를 짓게 된다.

금년에도 젊은이들을 위한 소개팅을 계속함으로써 젊은이들이 '솔로라는 추위와 심한 눈보라'를 무사히 넘을 수 있도록 작은 도움이나마 주는 것으로 이 사회를 위한 '또 다른 봉사'를 위해 오늘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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