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세상 채우는 '사랑나눔맨'

▲ 정정섭 부회장

여전히 용천이 이전의 모습으로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한 만큼 북한 용천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계획하고, 이를 실천 중에 있다.

한국 국제기아대책기구가 외국의 굶주린 국민들을 돕는다고 하면 일부에선 "우리나라도 먹고살기 힘든데"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지난 89년 정 부회장이 23년간 몸담아 왔던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퇴직하면서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를 만들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무렵, 정 부회장 역시 이 같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에 우리나라에도 절대 빈곤층이 있었는데 어찌 외국의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이었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곧바로 세계의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남은 일생을 바치겠다고 결정하게 된다.

정 부회장이 이 같은 생각을 굳히게 된 것은 과거 6·25 당시 외국은 자신들의 목숨을 바치면서 우리나라를 도왔고, 이제는 우리나라도 이 같은 외국의 '사랑의 부채'에 대해 민간차원에서라도 갚아야 한다고 판단,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되었다.

또한 당초 전경련 퇴직 후 일본 선교사로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려 했던 정 부회장에게 한국 기아대책의 설립은 운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정 부회장은 "지난 89년 한국기아대책기구를 정부에 등록하기 위해 처음에는 문광부를 비롯 보사부와 외무부, 농수산부, 총무처 등을 찾아다닌 끝에 어렵게 등록을 하게 됐다"며 "그 당시 정부에선 남을 돕는 특히 외국을 돕는 NGO가 없었기 때문에 어느 부처에서 등록을 내주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한국기아대책기구가 정부에 등록을 하기까지 참으로 어려웠는데 그 당시에는 힘드는 줄 몰랐다"며 "이제 와선 내 존재의 의미가 기아대책기구라는 생각을 많이 해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어렵게 탄생된 한국기아대책기구는 우리나라 NGO 역사의 새로운 부분을 개척하고, 받는 NGO에서 주는 NGO의 첫 무대를 열게 되었다.

해방 후 우리나라에는 140여개의 NGO가 만들어진 가운데 우리나라 최초로 남을 돕는 NGO는 한국 기아대책기구가 처음이라는 게 정 부회장의 설명이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6·25 당시 외국으로부터 많은 원조를 받았음에도 이에 보답을 하려는 민간차원의 기구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전 세계의 굶주림을 돌보는 정 부회장이 논산 출신의 충청인이라는 데 자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정 부회장은 대전중 1학년 재학시절 전학을 온 김종구 전 법무부 장관과 한 반에서 단짝으로 지내며 지금까지 우정을 나누고 있다고 한다. 또한 심대평 충남지사와도 두터운 우정으로 한국기아대책이 대전에서 행사를 개최할 경우 심 지사가 빠지지 않고 참석을 한다고 한다.

정 부회장은 오늘도 전 세계의 오지와 굶주림을 쫓아다니며 학교를 지어 주고, 병원을 설립해 주는 등 충청도의 훈훈한 인심을 전 세계에 전하고 있다.?

? 정정섭 부회장은…?
▲ 1941년 충남 논산군 연산면 출생

▲ 대전 중·고등학교 졸업(1959)

▲ 고려대 정경대학 졸업(1963)

▲ 전국경제인연합회 입사(1966)

▲ 재단법인 한국대학생 선교회 이사(1971)

▲ 나사렛 형제들 신용협동조합 이사장(1981)

▲ 사단법인 한국 군인복지연합회봉사회장 이사장(1981)

▲ 사단법인 한국유전공학연구조합 상임이사(1982)

▲ 사단법인 한국경제연구원 상임감사(1983)

▲ 정부특정연구개발사업 생물공업전문분과회 위원(1983)

▲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용협동조합 이사장(1983)

▲ 한교법인 자유학원 이사(1983)

▲ 사단법인 한국정보산업협회 상무이사(1983)

▲ 사단법인 한국유전공학연구조합 상임감사(1984)

▲ 사단법인 한국정사업협회 감사(1984)

▲ 노동부 직업훈련심의위원회 위원(1987)

▲ 노동부 산업재해 보상보험 심의위원(1987)

▲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이사 퇴임(1989)

▲ 사단법인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전무이사(1989)

▲ 사단법인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상임부회장(1993)

▲ 사회복지법인 섬기는 사람들 회장(1998)

▲ 재단법인 국제개발원 원장(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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