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주민 여론수렴 농산물 판매대·역사관 건립나서
농다리보존회 “토속신앙 깃든 문화유산 지켜야” 반발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구산동수호성(龜山洞守護城)' 자리에 농산물 판매대와 역사관 건립이 추진되면서 농다리보존회와 진천군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진천군이 이를 위해 2억원을 편성하자 농다리보존회(회장 신응현) 측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농다리보존회는 민속문화 유산인 '구산동수호성'이 1987년 중부고속도로 개통으로 맥(脈)이 끊겨 구산동(현 구곡리) 마을 청장년들이 질병과 사고로 3년새 13명이나 죽는 불상사가 발생하자 주민들이 구산동을 수호하기 위해 1992년 10월부터 3개월간 흙과 돌로 성(城)을 쌓았다고 말했다.

농다리보존회는 토속신앙이 깃든 문화유산인 구산동수호성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고 진천군은 해당 마을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수호성을 허물고 그 자리에 농산물판매대와 역사관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농다리보존회 관계자는 “구산동수호성은 이미 문헌에 기록된 지 25년이 된 문화유산”이라며 “구곡리 내구, 중리 마을 여론을 수렴했다고 하는데 주민들 얘기로는 이해를 못해 서명해 줬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농다리보존회 관계자는 “농산물판매대와 역사관 건립이 필요하다면 수호성 자리가 아닌 전시관 옆으로도 복개를 해서 얼마든 지 건립할 수 있다”며 “군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초평호권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만들고 있는 시점에서 구산동수호성을 없앤다는 것은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농다리보존회는 구산동수호성을 수호하기 위해 충북도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설계도가 나온 단계도 아니어서 절충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산동수호성은 '진천(상산)임씨의 역사와 유산', '농다리의 비밀을 간직한 진천 구곡리' 등에 수록돼 있는 민속신앙이다.

진천=강영식 기자 like10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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