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평등에 어긋난다” 2·3월 항의집회 계획
“도서관측 “남성이용 시설 개선 … 설득력 없다”

전국 유일의 제천여성도서관을 재차 진입하려는 남성연대의 움직임에 제천시가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7일 시에 따르면 남성연대는 오는 2월이나 3월 제천여성도서관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진입을 시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연대는 이를 위해 온라인을 통해 시위단을 모집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위단 규모는 지난해 7월보다 많은 1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해 여성도서관 앞에서 집회를 갖고 진입을 시도했지만 지역사회의 반발에 부딪쳐 해산했다.

남성연대의 여성도서관 남성 개방 요구에 대해 시는 ‘기증자의 뜻에 따라 여성만 이용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남성연대의 “남성 평등에 어긋난다”는 논리와 인권위의 “남성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정하라”는 권고에 대한 대안도 마련해 놓았다.

시는 최근 중앙로 옛 아름다운 가게 매장(33㎡)을 남성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북카페’로 새단장했다. 이 카페는 여성도서관과 같은 건물 1층에 있다. 이 곳에는 자판기와 음료수대, 20~30명이 한꺼번에 들어와 책을 읽을 수 있는 탁자를 들여 놓았다. 보유한 책은 700~800권에 달한다.

남성연대가 지적했던 여성도서관 화장실 사용 제한 문제도 해결했다. 여성도서관 1층의 남자 화장실은 물론 북카페 맞은 편 시민회관 화장실, 인근의 중앙공원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경우 문제가 없다고 시는 밝혔다.

조동현 시립도서관장은 “남성연대가 어는 2월이나 3월에 재진입을 시도한다는 동향을 파악했지만 정확한 날짜는 파악할 수 없다”며 “남성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설을 개선한 만큼 남성연대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증자의 뜻에 따라 여성도서관으로 활용하겠다는 기존 입장은 변화가 없다”며 “남성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개선했다는 것을 인권위에 알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제천여성도서관은 여성들이 공부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을 마련해 달라는 땅 기증자의 뜻에 따라 중앙로 2가에 1994년 건립됐다. 연면적 965㎡(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에 책 5만권을 보유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2월7일 “공공도서관을 여성 전용으로 운영하는 것은 남성에 대한 평등권 침해”라며 “남성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제천시에 권고했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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