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섭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필자는 충청투데이 독자위원으로 기고와 대담을 통하여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가 갖고 있는 명품도시로서의 특색과 국토균형개발 및 충청권 발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소개하였다. 지난 9월, 33년간의 공직생활을 행복도시청장으로 직원·지인들의 축복 속에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관심을 아끼시지 않은 많은 분들의 고마움을 잊을 수가 없다. 소와 사슴 같은 동물은 한번 삼킨 먹이를 되새김을 통해 다시 씹어 삼켜 충분한 영향을 섭취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렇듯 인생에 대한 되새김도 앞으로의 삶을 풍성하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되새김의 의미로 그 간의 공직생활을 되돌아보면, 어느 자리든 '이 자리는 내게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최선을 다하였고'국가 발전'이라는 목표를 향해 주변도 돌아볼 겨를 없이 달려만 왔다. 공직업무에 무안한 자긍심을 갖고 있으며 보람찼던 일로 직원들의 눈물어린 감동의 퇴임식, 전력을 다해 충청권의 기반시설 확충한 일, 금강하천경작자 2천여 명이 제기한 보상관련 민원을 원만히 해결한 일, 행복도시사업의 첫 결실인 첫 마을 입주식 및 도로준공 등이 떠오른다.

공직생활 중 나름대로 순간순간 '최선을 다 한다'고는 했으나 국민의 심부름꾼으로서 국민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그분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봉사를 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공직자의 신분 때문에 오히려 가까운 사람들에게 마음 아프게 하고 소홀히 했을 수도 있던 점, 너그러운 양해를 구하고 싶다. 일상생활에 쫓겨 자기계발에 소홀하고 자신조차도 돌보지 못한 점도 아쉬웠다.

이런 되새김의 반향은 미래 삶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주었다.

첫째로 감사하고 베풀고 성실히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농촌마을의 풍족하지 않았던 가정에서 태어난 시골뜨기가 고위공직자로국가와 고향을 위해 일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 앞으로 다시 일이 주어진다면 그것은 내 인생의 덤으로 생각하고 사심을 버리고 성실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 그것이 내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에 대한 빚을 갚는 길이라 생각한다.

둘째로 대부분의 부모들과 같이 사는데 너무 바빠 자신의 몸을 돌보지 못하고 혹사를 시킨 내 몸에게도 너무 미안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나 자신에게도 투자하며, 여유를 갖고 그동안 소원했던 친구들도 만나고, 취미생활도 하는 등 주어진 현재를 즐기고 싶다.

셋째로 건강하게 사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건강도 스스로 만들고 지켜나가야 한다. 하버드 대학의 조지베일런트 교수는 '건강하기 위해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이 필요하다'하면서 '소식과 채식, 끊임없는 움직임과 낙천적 생각으로 스트레스와 위기를 이기고 가족, 친구 등 가까운 사람과의 유대를 강화하여야 한다' 했다.

넷째로 소박하고 품위 있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체면에 얽매어 보여주는 삶이 아닌 있는 그대로 살고 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또한 타인을 존중하고 주체적으로 생각하며 유머감각을 갖고 삶을 윤택하게 하여야 할 것 같다.

올 연말은 국가적으로 대사도 있고, 각자 개인들에게도 바쁘고 중요한 시기이다. 후회 없는 마무리가 필요하다.

미래를 위한 되새김!

아직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중요한 것 세 가지는 지금 이 시간이고, 내 곁에 있는 사람이며, 현재 내가 하는 일이라는 것을 한번 되새겨보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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