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권 우송대 학사부총장

우리나라는 지난 1945년 광복 이후 미국 등 선진국과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약 127억 달러의 유·무상 원조를 받아 경제·사회개발에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빠른 시간에 최빈국에서 탈피하고, 강력한 산업국가로 변신했다. 빠른 경제성장으로 국민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지난 1987년에는 EDCF, 1991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 지난 2010년에는 OECD의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해 선진 공여국 대열에 합류했으며, 이는 2차 세계대전 후 개발도상국 중 원조를 받는 수원국에서 원조하는 공여국으로 전환된 첫 사례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의 압축적인 고속 성장은 개발도상국 발전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국제사회에서 지속적인 토론과 학습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그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요청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한국과의 정상회담이나 고위급 회담시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 공유를 요청하고 있으며, 다양한 레벨의 양자회담이나 국제기구 회의를 통해 개발 경험의 공유사업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고용과 소득창출이 가능한 산업육성을 통해 빈곤을 퇴치하고자 염원하는 개발도상국들은 한국의 시대적, 단계적 산업화 이행과정을 배우고자 요청하고 있다.

개도국들로부터의 이러한 개발경험 공유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중심으로 지난 2004년부터 실시되고 있으며, KOICA를 통한 기술협력 사업도 증가추세다.

한국은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를 위한 UN의 새천년개발목표(MDGs) 실현에 기여하기 위해 공적개발원조 규모를 적극 늘린다는 방침을 정하고 이를 이행하고 있다.

한국의 공적개발원조 규모가 늘어나면서 적절한 원조 수행전략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한국형 공적개발원조’라는 개념이 지속적으로 논의돼 왔다. 이는 우리의 강점과 약점을 반영한 최적의 원조전략이 필요하다는 인식 위에서 무엇(what)이 한국형 공적개발원조의 내용이며, 어떻게(how) 그것을 시행할 것인가 하는 문제제기와 논의였다.

한국형 공적개발원조 개념은 기존의 공여국과 차별화되는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특징과 비교우위를 가진 원조, 국제적 원조규범을 존중하며, 선진국 원조방식과 차별되는 비교우위 분야에 집중해 국력과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사업, 국제사회의 규범을 준수하면서 수원국의 필요를 반영해 개발도상국의 발전과 지구촌의 빈곤퇴치를 적절히 지원할 수 있는 원조, 정부 주도로 성공적인 개발을 이끌었던 제도, 지식, 기술 등을 타 개도국과 공유해 국제적 개발목표달성에 기여하는 사업으로서 한국이 산업기술적으로 비교 우위가 있는 분야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한국형 공적개발원조 논의의 출발점은 국제사회에서 독특한 성공 사례로 평가 받는 우리의 발전 경험과 역량을 반영하여 비교우위가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우리와 수원국 모두에 효과적이라는 인식에 바탕을 둔 것이다.

한국의 개발경험은 수출주도의 산업개발에 기반한 성공적인 경제성장과 함께 교육, 보건, 여성 등의 사회개발, 정치적인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이러한 발전경험과 비교우위를 살려 강점이 있는 분야에 원조를 집중하자는 한국형 공적개발원조의 논의는 국제사회의 원조 분업을 통한 개발도상국 발전지원이라는 대의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한국형 공적개발원조를 개발하여 우리의 비교우위가 있는 개발경험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함은 국제사회에서 매우 가치있는 일로 평가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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