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절기·윤달등 곳곳 표기 오류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이 발간한 만세력(萬歲曆)의 일부 절기 및 윤달 배치가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

천문역리학회 이상엽 학술위원은 "천문연이 지난 96년 펴낸 만세력은 2033년도의 경우 윤달은 7월에, 동지는 10월 30일로 돼 있다"며 "그러나 천문연이 편찬한 '역서 2004'의 '무중치윤법'(윤달을 만들어 넣는 법)에는 '음력 11월에는 반드시 11월 중기 동지가 있게 마련'(169쪽)이라고 돼 있어 만세력 내용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8일 지적했다.

또 이씨는 '맹자이루하편'에도 동지는 반드시 음력 11월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어 천문연이 발간한 만세력의 오류를 증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문연 안영숙 책임연구원은 만세력의 오류에 대해 "고천문학에 대해 능통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같은 오류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며 "오류가 확인된 만큼 만세력을 구매한 독자에게 환불 조치를 하는 한편, 올해 내용을 수정·보강해 2004년판 만세력의 출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윤달 배치의 오류는 이보다 더 심하다.

천문연의 만세력에는 2012년은 3월에, 2017년은 5월에 윤달이 배치돼 있는데 이는 실제 절기보다 1달씩 앞당겨져 있다. 이는 천문연이 지난 61년부터 현재 법령으로 제정해 사용하고 있는 시간, 즉 우리나라보다 30분가량 빠른 일본 동경시간에 24절기를 적용해 발생한 것이다.

이 밖에 서경(書經)의 역법과 일치하려면 19년에 한번씩 11월 초하루가 동짓날이 돼야 하지만 천문연의 만세력에는 착오를 범하고 있다.

안 연구원은 "만세력의 실수요자인 동양학을 하는 사람들은 만세력을 법령 시간이 아닌 기후 시간에 맞춰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으며 설득력이 있다"며 "학계의 의견 수렴을 거쳐 올해 만세력을 다시 제작할 때 실제 절기 적용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천문역리학회 학술위원 이상엽씨는 "시중 엉터리 만세력의 절기와 연월일시를 그대로 적용해 운명을 해석하면 흉함을 피하고 길함을 추구하기는커녕 오히려 수많은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며 "국가의 표준을 제시하는 연구원에서 잘못된 내용을 시정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만세력은 24절기와 잡절의 날짜, 요일, 음·양력 대조표 등 100년 이상의 달력 자료를 수록한 역서로 민간에서는 역술가 등이 점을 치는 데 주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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