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등반서 두번 사고 목격, 일시에 사람몰려 헬기 출동,
지정등산로 벗어난 일탈에, 목 크게 다쳐 응급 후송, 성숙된 행락질서 정착돼야

▲ 남설악 주전골 등반 당시 지정 등산로를 벗어난 등산객이 사고를 당해 소방헬기가 출동해 사고자를 구조하고 있다. 블로거 한사정덕수 제공

최근 등산을 간 남설악 주전골에서 헬기로 구조를 해야 할 정도로 위급한 사고가 두 번이나 발생했습니다. 자신의 체력은 고려하지 않고 일행들과 등반을 하던 40대의 남자가 탈진해 넘어지며 다리를 다쳤는데, 들것으로 이동할 수 없는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려 주전골 그 좁은 협곡으로 구조 헬기가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토요일 오전 수업을 마친 아이들을 데리고 선생님과 주전골로 단풍을 보러 갔을 때입니다.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데 골짜기가 찢어질 듯 굉음을 내며 헬기가 하강을 시작하더군요. 아이들과 올라갈 때 국립공원관리공단에 근무하는 친구가 얼굴이 하얗게 질린 남자를 부축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도저히 사람의 힘으로는 이동할 수 없다보니 헬기까지 출동하게 된 것입니다.

헬기로터 바람에 낙엽과 흙먼지가 주전골 골짜기를 자욱하게 만들고, 물보라가 이는 가운데 구조대원이 로프로 하강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헬기는 그 자리를 벗어나 조금 아래쪽 넓은 공간으로 날아갔고, 헬기에서 하강한 구조대원과 지상에서 대기하던 구조대원과 공단 직원들이 구조자에게 안전벨트를 채운 뒤 냇물 가운데 넓은 자리로 안아 옮겼습니다.

헬기에서 로프가 내려지고, 구조대원이 자신과 구조자를 동시에 로프에 카라비너를 걸고 신호를 보내는 게 보입니다. 서서히 구조자와 구조대원이 공중으로 오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좁은 협곡에서 헬기로 구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도 단풍철을 맞아 일시에 사람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출동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헬기가 협곡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는 악조건에서 구조에 성공하자 많은 이들이 박수를 쳤습니다.

안전지대에 대피해 있던 아이들이 그제서야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전날 발생한 사고도 개인의 부주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흘림골을 등반하고 내려오던 젊은 여성이 많은 인파에 길이 막히자 지정 등산로를 벗어나 계곡 옆 바위로 이동했답니다.

그 때 몸의 균형을 잃고 미끄러졌는데 목을 크게 다쳐 구조대원들이 출동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아 들것으로 환자를 수송할 수 없어 헬기가 다시 출동한 것입니다. 등산로에 화장실을 왜 설치하지 않느냐는 민원부터, 길이 좁아 사람이 왕래하기 불편한데 왜 길을 넓히지 않느냐는 민원까지 참으로 다양한 억지주장들을 합니다.

등산로를 벗어나는 사람에게 주의를 주면 그렇다고 민원을 넣고요. 그런데 막상 위험한 행동을 하다 다치면 그것도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지역 주민들 탓으로 돌리니, 우리가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저 다치거나 사고만 나지 말길 바란다.” 상식적인 행동이 가장 빠르고 안전하다는 걸 배우는 산행이 되고, 행락질서가 되었으면 싶습니다.

<한사정덕수, http://blog.daum.net/osaekri/15601291>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