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 바가지요금·불법영업·불친절 경험
주류모임 만들어 다른지역 택시영업 차단
청원군 단속에 “손님 안태워” … 공권력 무시

▲ 청주국제공항의 일부 택시들이 미터기를 이용하지 않는 바가지요금을 비롯해 일종의 주류모임을 만들어 다른지역 택시의 영업을 방해하는 등의 행패를 부려 이용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3일 청주공항 택시승강장에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택시들.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얼마전 청주국제공항을 통해 제주도를 다녀 온 김 모(51·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씨는 택시를 이용하다 불쾌한 경험을 했다. 청주공항을 출발한 택시가 미터기를 켜지 않은채 운행해 이를 항의하자 택시기사로부터 폭언에 가까운 욕설을 들었다. 마지못해 미터기를 켜기는 했지만 택시를 타는 내내 기사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김 씨는 “명색이 충청권의 관문인 청주공항인데 택시때문에 불쾌감을 느끼면 이미지가 어떻게 되겠냐”며 “특히 청주사람이 아닌 외지인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공항 택시의 불법영업과 불친절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단속기관의 공권력도 택시기사들의 담합에 무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청주공항 택시의 불법영업은 최근만의 얘기가 아니다. 미터기를 작동하지 않은 채 부당요금을 받는 행위를 포함해 단거리 이용객 거부 등이 대표적이다.

공항에서 주로 활동하는 기사들은 자신들만의 모임을 구성해 타 지역 기사들을 상대로 횡포를 부르기도 한다. 이 같은 행위에 항의하는 승객이나 다른 택시기사에게는 폭언이나 폭행 등 거친 행동으로 위협하기도 한다. 관할기관인 청원군도 이 같은 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해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택시기사들은 단속에 공동대응하며 사실상 공권력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청원군 관계자에 따르면 단속반이 청주공항에 도착하는 순간 이를 알아 본 택시기사들은 무전을 통해 이를 공유하고 대비에 나선다. 단속을 방해하는 행위는 물론 심지어 단속을 나오면 자신들도 영업을 하지 않겠다며 손님을 태우지 않고 모두 공항 밖으로 나가버리기도 해 애꿎은 택시이용객들만 피해를 입기도 한다. 택시기사들은 자신들의 이익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대응한다. 다른 지역 택시가 들어와 영업을 하려하면 즉시 관할기관에 신고하기도 한다.

이 관계자는 “단속을 나가면 어떻게 알았는지 택시기사들이 먼저 알아보고 ‘단속 나왔냐’며 인사를 하곤 한다”며 “적은 단속인원으로 단속업무에만 매달릴 수 없는 한계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이 청주공항의 택시 불법영업이 근절되지 않자 보다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청주공항에서의 택시불법영업이 충북에 대한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는 의견이 높다.

시민 이 모 씨는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지만 그대로 좌시하면 결국 불법영업을 하는 택시기사들만 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며 “강력한 단속의지를 보여주는 한편 시민들이 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안내판을 더 늘리는 방법 등으로 불법영업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원=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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