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 한영규·정성철 박사팀, 비정질상·결정상 계면현상 원자 수준 최초 해석
차세대 리튬이온 2차 전지 음극 소재 개발 새길

▲ 비정질 Li3.4Si과 결정상 Si간 110 계면의 원자구조. 실리콘(노랑) 원자들의 지그재그 일차원 배열과 각 배열사이에 밀집된 리튬(빨강) 원자들을 나타냄. 기초연 제공

실리콘은 모바일 기기나 전기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2차전지의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지만, 충전에 따른 부피 팽창이 개발의 걸림돌이 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하 기초연) 물성과학연구부 한영규, 정성철 박사팀은 최근 충전 시 실리콘의 비등방적 부피 팽창 원인을 원자 수준에서 규명, 차세대 리튬이온 2차전지의 고용량 음극 소재 개발에 새 길을 열었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리튬이온 2차전지의 대표 음극 소재인 실리콘 내에서 형성되는 비정질상·결정상 계면 현상을 원자 수준에서 최초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연구팀은 ‘제1원리 분자동역학 계산’을 통해, 실리콘 물질 내 리튬 삽입 과정에서 ‘2상(two-phase) 계면 시뮬레이션’ 계산법을 최초로 구현했다.

특히 부피팽창 원인을 밝히는 계산 방법에 있어 리튬을 포함한 비정질 실리콘과 결정상 실리콘 사이의 계면을 최초로 구현, 기존 연구들과 달리 실리콘 음극의 충전 때 계면반응을 실제적으로 묘사했다.

이를 통해 계산한 결과 타 계면 대비 ‘110 계면’의 높은 안정성이 실리콘의 비등방적 부피팽창의 직접적인 추진력임을 규명했다. 110 계면은 실리콘 결정면의 한 방향으로, Si(110)면에 수직한 방향을 이른다. 이 실험에서 연구팀은 관측하기 어려운 비정질상·결정상 간의 계면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상세히 제시했고, 특히 Si(110) 표면 구조가 타 표면과 비교할 때 더 많은 리튬원자와 결합할 수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리튬이온 충·방전시 경계면 반응을 통해 작동하는 전극 물질들의 구조 변화와 계면 이동의 원인 규명에도 이용될 전망이다.

한 박사는“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차세대 음극 소재 설계 시 서로 다른 이종 물질간 하이브리드 소재 연구에도 핵심기술로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최장욱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됐고,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Nano Letters’ 9월 17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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