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섭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올해 유난히 무더웠던 긴 여름이 끝나자마자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볼라벤'과 '덴빈'으로 전국이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전국적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 등의 복구를 위해 자원봉사자를 비롯해 의용소방대, 군부대 병력 등 민·관·군이 합심해 발 빠른 복구에 나서면서 상처받은 농심을 보듬고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제 하늘도 한층 높아져 초가을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면서 누구나 활동하기 좋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가을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오고 있다.

하늘은 높아지고 말은 살찌는 계절답게 가을은 정말 맑고 아름다운 계절임에 틀림없다.

특히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건설되는 세종시에서 맞이하는 가을은 더없이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기나긴 여름으로 지친 우리의 마음을 행복도시를 가로지르는 비단물결 금강과 곳곳에 펼쳐진 풍광(風光)을 바라보며, 자연과 함께 행복한 힐링(Healing)을 체험해 본다.

행복(幸福)을 꿈꾸다

행복은 복된 좋은 운수, 행우(幸祐) 또는 휴복(休福)이라고도 하며,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하거나 또는 그러한 상태를 말한다. 사랑하는 것의 소중함과 행복의 가치를 재차 강조하고 있는 유치환의 '행복'이라는 시는 먼저 사랑하고 더 많이 사랑하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고 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는 것보다 행복하나니라/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청마(靑馬) 유치환은 여류 시조시인 이영도(李永道)에게 '행복'이라는 시를 통해 사랑을 고백했다.

시인은 현실에 만연되어 있는 이기주의, 자기중심적 사고에 경종을 보내면서 받기를 원하는 사랑이 아니라 자기가 먼저 주는 사랑을 강조하고 있다.

행복 역시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처럼 먼발치에 있는 게 아니라 항상 우리 곁에 존재하지만 잘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는 것 같다.

행복하다고 느끼는 지금 이 순간이 진정한 삶이며 참다운 행복이 아닐까 생각된다.

행복도시 '세종'

2030년까지 인구 50만 명을 목표로, 9부 2처 2청 등 36개 정부기관이 2014년까지 이전하고 행정기능은 물론 친환경도시, 문화예술도시, 첨단과학연구도시, 유비쿼터스도시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복합적인 도시로 건설하는 행복도시 '세종'. 행복도시는 전체 면적의 52%가 공원녹지이며, 1인당 생활권 도시 숲도 50㎡나 되는 국내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친환경 생태도시로 조성된다.

게다가 호수공원(61만㎡), 중앙공원(116만㎡), 국립수목원(65만㎡) 등 158개의 크고 작은 다양한 공원이 들어선다.

이처럼 모두가 꿈꾸는 행복도시 '세종'이라 할지라도 경제력만 좇고 자기 분(分)을 찾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그 속에서 행복을 누리긴 좀처럼 어렵다.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느끼고 자신의 직분에 만족하며 감사할 줄 아는 사람만이 진정한 행복도시의 주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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