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블] 요약·정리·느낀점 기록하면 조금이라도 머릿속에 남아

요즘 책을 읽으면서 느낀다. 책을 한번 읽고 나면 모든 걸 기억하는 천재가 아닌 이상 느낀 점을 기록하거나 요약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한달 전 읽은 책들의 내용은 제목과 글쓴이의 이름이 생각나면 다행이지만, 이조차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것은 읽을 때 대충 읽었거나, 기억력을 믿고 한 번 읽고는 책상에 쳐박아 두었거나 둘 중 하나이다.

책을 읽고 나면 그저 눈으로 편하게 읽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일일이 밑줄을 긋고, 생각을 적어놓고 하다보면 흐름이 끊기거나 금새 지쳐서 읽기가 싫어질 때가 종종 있다. 그러다가 예전에 읽은 책을 펼쳐보고는 충격을 받을 때가 있는데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다.

‘읽었으나 읽은 흔적(밑줄, 낙서 등)을 발견 할 수 없는 깨끗한 책’ 이럴 때 무척 당황스럽다. 내용도 기억이 잘 안나거니와 내가 어느 부분에서 감명을 받고 인상깊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조금이라도 밑줄을 쳐 놓을 것을 하고 후회는 하지만, 이미 이 책을 다시 읽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다. 리뷰를 쓰려고 해도 다시 처음부터 읽고 쓰는 판이니 읽고나서 기록하지 않으면 전혀 효율적이지 않다는 걸 깨닫는다.

한번 제대로 읽고 제대로 요약 정리를 하거나 생각을 기록해 놓지 않으면, 같은 시간을 또 들여 책을 한번 더 읽어야 한다.

수많은 책이 범람하는 세상에서 참 비효율적인 독서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최대한 다음과 같은 행동을 적극적으로 해보기로 했다.

첫째, 인상깊은 부분 밑줄 긋기.

한 번 읽은 책을 나중에 펼쳐보더라도그 당시 어느 부분에서 감명을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어 간편하다. 그렇지 않으면 수고를 들여 또 한번 읽고, 그 구절을 찾아봐야 한다.

둘째, 그때 그때 떠오르는 생각을 낙서하기.

개인적으로 책속의 책장은 소개팅하러 나갈 때 입는 멋진 옷이라기보다는 더럽혀질 수 있는 행주라고 생각한다. 책을 쓴 저자나 책을 깨끗이 읽는 분들에게는 죄송스런 말이지만 책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책장에 낙서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생각이다.

셋째, 노트나 블로그에 요약,정리,느낀점 기록 하기.

한 번 읽은 책은 적게는 3일 많게는 7일이 지나면 머릿속에서 점점 포맷이 된다. 내 머리가 나쁜 것이니 어쩔 수 없지만, 훗날 책의 내용을 기억하고 살펴보려고 할 때 고역이 아닐 수 없다. 한달이 지나면 도무지 뭘 읽었는지 절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일년이 지나면 내가 그 책을 읽었는지도 모를 때가 많다. 그래서 책을 읽고나서는 노트나 블로그 같은 제 2의 뇌를 만들어 조금이라도 기록해 놓을 필요가 있다.

누구나 다 아는 세가지를 말한 것이지만, 누구나 쉽게 실천하지 않는 세가지다.

이 세가지라도 책을 읽으며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즈음이다. 그런데 이런 글을 써놓고 실천하지 않는 내 모습이 그려지는 건 무슨 이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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