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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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떠난 길, 가을이 가득하다.
아름다운 그길을 지나며, 아름다운 마음으로 가야지 마음먹으며.
나의 시아버님.
생각만 해도 애잔하지만 맏며느리로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33년을 산다. 그 푸르던 시절 다 어디가고 하얗게 색바래가고 계시다.
그렇게만 서 계셔요.
메타세콰이어 길 처럼, 휘어지더라도 꺾이지 마세요
한 점 도려낸 살 점처럼 아프지만, 그래도 이렇게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 잘 삭혀주세요.
일주일에 한 번 뵙는 걸로 가슴 쓰다듬는 맏며느리.
애써 사랑하지 마옵소서.
담장에 줄줄이 매달리는 호박도 늙어가는 가을초입.
등이 휘어지는 호박줄기처럼 꼬부라지는 당신이 계신 곳.
그곳도 가을이 들이닥치고 있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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