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블]농업인들 볼라벤·덴빈 피해 꿋꿋이 이겨내

▲ 라벤과 덴빈 피해로 봉황농장 축사 2동 지붕이 찢겨져 나가 농업인들이 복구작업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봉황52 제공

농업인들에겐 좌절이란 없다. 단지 잠시 아픔만 있을 뿐. 그 아픔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직업을 가진 자들이 겪어야 하고 이겨내어야 하기에 아프다고 오래도록 누워있을 수도 없고, 누워있는다고 누가 알아 주는 것도 아니고 모든것은 스스로 이겨야 되고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농업인들은 정말 위대한 전문 직업인이다. 잠시 볼라벤과 덴빈이 수많은 농어업인들을 울리고 지나갔다.

그러나 그 울음은 짧아야만 한다.

3일동안 너무 많은 재해만 남기고간 볼라벤과 덴빈 때문에 전국에서 울고 있는 농어업인들이 너무 많기에 봉황 농장은 ‘아~’ 소리도 제대로 못내고 오히려 ‘괜찮아! 괜찮아!’라며 위로차 전화한 지인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그러나 볼라벤과 덴빈은 봉황농장에도 분명 작은 상처는 주고 지나갔다. 어제와 오늘은 그 작은 상처들을 보듬느라 정신없이 보냈고, 봉황지기는 끝이 없는 일이 버거운지, 잠시 축사 지붕 위로 올라가는 트렉터에서 무슨생각을 하는지 한참을 앉아 있다. 볼라벤의 위력으로 축사 2동 지붕이 찢겨져 나가서 보수를 할까 하다가 어차피 겨울에 갈아 주려던 것 아예 새롭게 씌우자며 남편과 아들과 나 셋이서 어영차~. 몇일 간 비가 오고 바람이 불다가 햇빛이 나니 유난히 더운것 같고 자꾸 갈증이 난다. 이럴때 우리도 동네사람들을 불러다 하면 좋을텐데, 남편은 남에게 신세지기 싫다며 일을 한다.

남편은 매일 다른 농가 궂은일은 다해주고 다니면서 우리집이 아쉬울땐 왜 안부르는지 그 마음을 정말 알수가 없다. 아마도 남들이 와서 어수선 하게 하는것 보다 자기 혼자 꼼꼼히 하고 싶어서이겠지만, 아들과 나는 생고생한다. 그래도 우리 가족끼리 어렵게 다 씌운 축사 지붕을 보니 “우~와~” 소리가 절로 난다.

남편과 아들이 서로 도우며 웃으면서 일하는 것을 보니, 나는 비록 잔심부름만 했지만 뿌듯한 이틀이었다. 다른 한쪽은 워낙 많은 빗물이 들어와 아직 장비가 들어갈수 없다. 일주일 정도만 비가 안오면 좋을텐데…. 축사 지붕과 오이 하우스 지붕을 고치고 나니 옆집에서 부럽다고 한다. 자기도 축사 지붕을 고치고 싶은데 엄두가 안난다며 아는 사람 있으면 소개 시켜 달라고 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우리 가족 셋이서 거뜬히 했지만 워낙 힘든 일이라 옆집 것은 해줄수가 없어 죄송할 뿐이다.

봉황52 http://blog.daum.net/524co/1615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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