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시인·문학평론가

지진의 공포 속에 살아온 일본인의 DNA 속에는 평화로움이 보장되는 안전한 땅을 찾아가려는 욕망이 잠재해 있다. 이 욕망은 타국을 끊임없이 침탈하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상실한 특성을 지닌다. 도덕성을 상실한 패권주의가 바로 일본 지배집단의 이데올로기다. 우리나라는 이 망령에 의해 번번이 우리 땅의 살점을 찢기는 상처를 입었다.

일본에게 주권을 빼앗긴 경술국치는 1910년 8월 29일의 일이다. 그러나 이들은 우리 땅에 대한 찬탈의 야욕을 이미 1905년에 드러내고 있다. 그들은 러시아와 전쟁을 치루면서 독도를 죽도라는 이름으로 시네마 현에 편입시키는 불법을 자행한 것이다.

독도는 역사적으로 국제법적으로 우리의 고유한 영토다. 그들이 왜 이것을 모를 것인가. 일본정부의 '독도 도발'은 땅에 대한 잘못된 집단 이데올로기의 발로다. 그들의 땅에 대한 DNA 는 빼앗아도 괜찮은 대상으로 입력되어 있는 것이 확실하다. 이는 역사적으로 임진왜란, 청일전쟁, 러일전쟁, 태평양전쟁 등이 잘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악의 상황은 인류에 끼친 악행을 반성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위안부를 비롯한 전쟁의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보상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도쿄 축구 한일전서 펄럭이는 일군국주의 욱일승천기를 보라. 그들은 펄럭이는 깃발처럼 광분하며 군국 패권주의에 대한 열망과 향수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필시 자신들도 모르게 불치병을 앓고 있는 듯싶다. 불치병은 병의 증좌를 알면서도 그 치료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불행한 처지의 병을 말한다. 바로 그 치료법을 우리가 찾아주어야 할 것이다. 그 치료법은 두 가지이다. 그 첫째는 역사적으로 국제법적으로 우리 고유영토임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고 둘째는 독도의 실효지배를 높여 더는 딴 생각을 못하게 하는 일이다.

국제해양법은 무인도를 가까운 유인도에 귀속시키고 있는 각국의 섬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추세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실효지배력은 실제로 살고 있는 주민의 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일본은 1903~1904년 나카이라는 일본인이 독도로 이주해 강치잡이를 했으니 실효지배한 것이라며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최근에 그들은 가증스럽게도 22명의 본적지를 독도로 옮기는 얄팍한 술책까지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울릉도와 독도에서 조업한 어패류와 강치 가죽에 대해 울릉 도감에게 세금을 낸 1897년의 기록을 지울 수는 없을 것이다.

일본이 자충우돌 분쟁으로 삼는 주변의 섬 중에서 북방 4개 섬은 소련이 실효지배하고 있고 센카쿠 열도는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으며 독도는 우리가 실효지배하고 있다.

중국과 이해관계에 놓여 있는 산호섬 이어도에 과학기지를 건설한 것은 우리가 섬의 실효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의 일환이기도 하다. 소련이 북방 4개 섬에 군사 전진기지를 만들어 실효지배력을 강화시키려고 노력과 괘를 같이 하는 것이다.

국회 독도영토대책특위 소속 여야 국회의원들이 환경부에 울릉·독도해상국립공원 지정요청서를 냈다. 독도를 울릉도와 연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전 세계에 독도를 우리 고유영토로 홍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것은 독도의 실효지배를 위한 건축물을 설치하는 데 최대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이보다는 접안시설과 주거시설을 확충하고 해상공원과 연구소 등을 세워 독도에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게 하여 실효지배력을 강화하는 쪽이 급선무로 판단된다.

우리 정부는 10년 내에 이지스구축함 6척과 대형 상륙함 3척을 주축으로 한 "독도-이어도 함대" 건설계획을 내놓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일본정부에게 방위백서에서 독도영유권 주장을 삭제하라고 외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 방안이다. 독도와 위안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국가의 힘이 키워드가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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