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교육희망네크워크 “제반여건 갖춘 후 설립 무방”

세종특별자치시 교육청이 지난 1일 외국어고를 국제고로 전환 설립하겠다는 발표에 이어 6일 세종교육희망네트워크(위원장 최광)가 세종시교육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세종교육희망네트워크에 따르면 “세종시 교육청 출범으로 세종교육의 밑그림이 조금씩 드러나는 요즈음, 미래 세종시 교육에 대한 걱정이 늘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세계적인 교육도시를 꿈꾸는 세종교육은 기존의 붕괴된 공교육으로 점철된 교육 시스템을 벗어나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 창의성과 긍정의 힘을 바탕으로 국제화 시대를 이끌 수 있는 교육 시스템으로 설계되기를 기대했다”고 밝혔다.

특히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교육, 학교가 즐거운 교육, 경쟁이 아닌 협동이 우선되는 교육, 차별이 아닌 평등을 가르치는 교육, 권위가 아닌 자율과 민주성을 담보해 낼 수 있는 세종교육으로 탄생하기를 기대했다”며 “불과 8개월 후에 개교해야 하는 국제고등학교를 설립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을 통해 밀어붙이기식 권위주의적 교육행정을 적나라하게 보이고 있으며, 형식적인 절차만을 거치는 요식행위로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비민주성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역의 아이들은 소외된 채 우수학생 선발효과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보겠다는 교육철학의 부재다. 불과 몇 명 되지 않는 학생들을 위해 많은 세금을 낭비하면서 졸속으로 국제고 설립을 밀어붙이는 현실이 세종교육의 현실이라는 점이 너무나 안타깝다”면서 “이미 우리나라의 특목고(국제고, 외국어고, 과학고, 예술고)는 실패한 정책으로 사양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특목고 설립 문제가 주요 쟁점이 돼 벌써부터 세종교육의 앞날을 암울하게까지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1, 2차에 걸쳐 형식적으로 진행된 국제고 설립 의견 수렴회를 통해 본 교육청의 입장은 외고 설립 시 기존 고등학교에 미치는 영향, 국제 과학벨트로 유입될 외국인 자녀 수용, 글로벌 인재 육성 등을 국제고 설립의 필연성으로 근거를 들고 있다”며 “외고나 국제고 등의 특목고 설립이 기존 고등학교에 미치는 영향은 큰 차이가 없다. 기존 고등학교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제반 여건이 갖춰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설립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밝혔다.

또 “세종시의 교육행정을 이끌어 나갈 교육청의 자세로서는 근본적인 반성과 변화를 필요로 하다. 더욱이 8개월 후에 개교해야 할 국제고등학교를 지금 추진하는 것은 세금 낭비뿐만 아니라, 졸속으로 준비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는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하기엔 오히려 멀리 돌아가는 머나먼 준비 과정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백년대계'를 이야기하는 교육에서 8개월 만에 학교를 준비하겠다는 정책에 누구도 수긍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학출 사무국장은 “국제고 설립으로 자칫 지나친 경쟁교육을 유발하거나, 사교육을 조장하고, 지역격차를 심화시키며, 세종시 지역의 아이들이 소외되는 교육환경이 조성돼서는 안 된다”며 “아이들을 불행하게 하는 또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세종시의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육공동체가 다 같이 고민하는 세종 교육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황근하 기자 guestt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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