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 지음/ 어크로스 펴냄
10년만에 새단장한 교양과학 베스트셀러
유명 영화 속 과학오류 발견하는 재미 듬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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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선생님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교양과학 베스트셀러로 개정판이 10년 만에 나왔다.

정재승의 첫 책으로 영화를 통해 과학을 배우고 과학을 통해 영화를 즐기는 새로운 시도로 교양과학 도서의 붐을 일으킨 책이다.

이번엔 그 ‘뇌과학편’격인 이 책을 출간해 새 단장을 했고 다시 독자들을 찾는다.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를 읽고 물리학자를 꿈꾸던 저자는 스크린에 펼쳐진 세계에 매료된 ‘시네마 키드’였다.

대사도 읽을 줄 모르면서 영화관을 들락거린 어린시절부터 프랑스 문화원에서 자막 없이 꾸역꾸역 프랑스 영화를 삼키던 고등학생 시절까지 그에게 영화는 ‘세상을 다르게 보는 창’이 되어 주었다.

대중적 과학 글쓰기에 있어 늘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는 과학자 정재승에게 영화는 그 상상력의 출발이자 보고인 셈이다.

교양과학 서적의 붐을 일으킨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저자 자신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이 책이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화려한 볼거리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에서 잘못된 과학적 설정을 발견하는 재미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예컨대 ‘스타워즈’의 광선검은 서로 통과하는 빛의 성질로 인해 실제로는 아무리 휘둘러도 소용이 없으며, 많은 영화에 등장하는 투명 인간은 실제로는 망막까지 투명해지면 상이 맺힐 수가 없어서 스스로도 볼 수 없을 거라는 점을 알게 된다.

또 ‘쥬라기 공원’에는 대부분 백악기 시대의 공룡이 나와 ‘백악기 공원’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는 점도 저자는 영화의 설정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실감나는가?’를 차근차근 검증한다. 이는 영화를 새롭게 보는 즐거움이 동시에 이전까지는 어렵게만 느껴졌던 과학 지식들을 영화를 매개로 쉽게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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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타워즈’ 속 광선검 싸움 장면. 20세기폭스사 제공

이처럼 책은 영화 속 상상을 과학자의 눈으로 날카롭게 진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상상을 실제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학의 오늘을 보여준다.

또 과학이 만들 미래의 모습과 과학의 방종이 인간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영화들을 소재로 과학의 갈 길을 묻고 있다.

웹 시대 자유와 방종 사이에서 방황하는 현대인들과 닮은 영화 속 주인공들을 통해 올바른 시대상을 제시하고 베트맨이 맞서야 하는 미치광이 과학자를 통해 과학기술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기술제국주의적 욕망을 경계하고 있다.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자 저자 정재승은 KAIST 물리학과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박사 과정을 마쳤으며 복잡계 물리학을 치매환자의 대뇌모델링에 적용한 논문으로 이론신경과학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예일의대 정신과 연구원, 고려대 물리학과 연구교수, 미국 콜롬비아의대 정신과 교수를 거쳐 현재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주미 기자 jju10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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