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부모 초청사업 등 지역사회 후원과 결합
다문화정책 모델 선도

#. 대전시 유성구에 거주하는 한은미 씨의 고향은 베트남이다. 판티미 자오로 불렸던 그녀는 5년 전 한국에 왔고 한국이름도 가지게 됐다. 하지만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쉽사리 채워지지 않았다. 고향에 가고 싶었지만 형편이 녹록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유성구의 다문화가정 모국방문 사업을 통해 3년 만에 고향을 방문했다. 한국에서 부업으로 돈을 모아 고향 집수리를 위해 돈을 부쳐왔던 터였다. 그녀는 그때야 육안으로 수리된 집을 보게 됐다. 한 씨는 “(유성구의) 모국방문 사업을 몰라 남편과 고향방문 때문에 싸우는 친구들이 많다”면서 “이 사업이 부부싸움을 덜 하게 해줄 것이다. 너무도 고맙다”라고 말했다.

유성구 다문화정책이 다문화가정의 안정적인 사회안착 및 적응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구는 오는 10월 결혼이주여성의 정서적 안정을 돕기 위해 다문화가정 친정부모 초청사업을 시행한다. 애초 이 사업은 지난해 다문화 가족 모국방문 사업으로 추진됐다. 올해는 다문화가정의 특수한 여건을 살펴 친정부모 초청사업으로 전환됐다.

구는 지역사회의 후원금 3억 원을 투입, 베트남·필리핀·캄보디아출신 결혼이민자 친정부모 20명을 선발·초청하고 왕복항공권과 대전관광, 경주방문 등의 프로그램 및 비용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이 사업은 지역사회의 후원과 결합해 선도적 다문화정책의 모델로 정착하고 있다. 구는 대덕특구 내 기관·기업들의 자발적인 후원을 유도하고 있다. 실제 관내 11개 기업은 다문화가정 모국방문 사업에 2380만 원의 지원금을 후원했다.

그뿐만 아니라 구는 △다문화가정 통합지원 프로그램 △이주여성 민원실 배치 △중국인 자녀 내 나라 알기 캠프 △다문화가정 멘토링결연 확대 등을 통해 다문화가정의 정서적 안정 및 자립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베트남 출신인 이은주 씨는 “모국방문 사업이 다문화가정에 큰 즐거움과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줬다”면서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더 많은 다문화가정들에게 확대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성구에는 이달 기준으로 다문화가정 309세대, 979명의 세대원이 거주하고 있다.

서희철 기자 seeker@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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