善行 솔선수범 '이웃사랑 큰손'

▲ 양근석 (대전광역시 중앙향우회장)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실패한 사람들이 쓰는 말입니다. 인생에 최선을 다하고 '절대로 실패해서는 안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살아야지요."

양근석(58) 대전광역시 중앙향우회장은 다양한 삶의 경험을 쌓아 온 사람답게 '무엇을 해도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우선 강조한다.

대전 중구 문창동에서 태어나 신흥초등학교를 다녔던 양 회장은 국수공장을 경영했던 아버지(양재일 선생, 작고) 덕분에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은 생활을 했다.

그러나 국수공장 경영 때문에 어머니(전경순 여사, 작고)가 아버지를 도와 일하는 바람에 어릴 적부터 '혼자 살아가는' 습관을 붙였다. 지금으로 말하면 맞벌이 가정에서 자라나 '남의 도움 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어릴 적부터 터득한 셈이다.

양 회장은 "우리 집은 4남 2녀인데 모두 어릴 적부터 혼자 살아가는 방법을 알았지요. 오히려 우애는 더 돈독했고 지금도 각자가 잘 살아가고 있으니 부모님이 일하신 것이 자식들에게는 '복이 된 셈'이지요"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양 회장 바로 아래 동생은 범석씨로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방동저수지 인근에서 가든을 운영 중인데 최근에는 사진작가로 활동 중이라고 한다. 인터뷰 중 양 회장은 범석씨가 지난 15일에 대전시 사진대전에서 수상했다는 사실을 귀띔해 주었다.

어린 시절부터 자립심을 키워 온 양 회장은 1971년 코카콜라로 유명한 한양식품에 입사하면서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싣게 된다. 이후 양 회장은 직물, 부동산, 금융업 등 자신의 표현대로 '아무거나 해도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타향살이를 하게 된다. "회사 생활이 월급쟁이 생활이어서 양에 안 차더라고요. 누가 나염공장을 한번 해 보라고 해서 서울 방산시장에 공장을 차리고 3년 정도 했는데 수익이 잘 안 났어요. 그래서 70년대 중반부터 여의도에서 중개업을 했지요. 마침 그때가 부동산 바람이 서울에서 불 때여서 돈을 좀 벌었어요. 그러다 종로로 진출해 기업어음을 주로 하는 금융업을 하게 됐는데 한 20년 정도 해 온 셈이지요."

양 회장의 말대로 그는 비은행권에서 이미 '큰손'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사채라고 표현하기에는 양 회장이 다루는 '물건'이 크다. 주로 기업 쪽과 관련된 어음이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양 회장을 만나 인터뷰한 장소도 서울 금융시장의 한복판인 명동이었다. 명동 한복판 신흥증권 빌딩 내 대전향우회 사무실이 있고, 양 회장은 이 사무실을 개인 사무실로도 쓴다고 한다.

위험성이 큰 비은행권 금융업종이기에 어려운 점을 물었더니 "물론 빌려준 돈을 제때 회수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지요. 지금까지 받아 온 기업어음 중에 수백 건이 넘는 금융사고가 있었고 한 건도 돈을 받지 못했어요. 아마 그런 일들이 어려운 일이겠지요"고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양 회장의 너무 담담한 태도에 '떼인 돈이 아깝지 않느냐'고 했더니 "오죽하면 부도를 내겠느냐는 마음으로 그 기업들을 대하게 되면 맘이 편해요. 내 삶의 목표가 '적을 만들지 말자'인데 없는 돈을 악착스럽게 받아 내려는 짓은 적을 만드는 일이지요"라며 비결(?)을 소개한다.

양 회장의 이 같은 태도는 사실은 어머니로부터 받은 영향인 듯하다. 양 회장의 모친은 국수공장을 했던 남편을 도와 일하면서 거래처 관계인 재래상인 시장들은 물론이고 그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베푸는' 삶을 사셨다고 한다. "제가 어머니의 기질을 많이 타고난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동네분들 하나하나 챙기시는 걸 좋아했고 당신이 가지신 것을 베풀며 즐거워하셨습니다."

양 회장은 최근 옥천군 청산면 양저리에 선산을 매입해 부모님은 물론이고 5대조 조상까지 새로 모셨다. 조상에 대한 양 회장의 '베풀기'인 셈이다.

지난해 대전광역시 재경 향우회장에 초대 회장으로 취임한 것도 양 회장의 이런 베풂의 모습으로 보여진다. 본인은 밝히기를 꺼려하는 부분이지만 양 회장은 그간 향우회 행사 등에 2억원 이상의 사비를 사용했고, 대전 모교에는 1억원을 기탁하는 등 '베풀기'를 실천해 오고 있다.

양 회장은 "향우회 모임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일반 회원들의 참여가 중요합니다.저도 향우회장을 맡은 후 일반 회원들의 경조사 챙기기에 앞장서고 있어요. 어떤 날은 천안∼대전을 갔다 서울 오는 길에 다시 천안으로 간 적도 있지요. 어려움은 있지만 앞으로 잘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기사를 보고 많이 참여해 주시면 좋겠네요"라며 향우회에 대한 관심을 유도했다.

마지막으로 충청 젊은이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했다.

양 회장은 "모든 일을 부정적이 아닌 긍정적으로 봐 주면 합니다. 충청인들 중 일부지만 부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는데 긍정적으로 사물을 봐야만 적극적으로 세상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 사고를 적극 권합니다"라며 말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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