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글, 임용운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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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부 帝王 無恥
이상한 所聞(11)

모자(母子) 놀음으로 한바탕 치기(稚氣) 어린 장난을 치고 나서 왕의 꿈 이야기가 다시 화제가 되었다.

"전하, 윤비마마 생전의 옥안도 기억 못하시는데 윤비마마께서 현몽(現夢)을 하셨다면 예삿일이 아니옵니다. 지하(地下)에 계신 윤비마마께서 아드님이신 전하께 하소연하고 싶으신 일이 있으신 모양이옵니다."

"허지만 꿈이 하도 해괴망측해서 누구에게 몽조(夢兆)를 물어볼 수도 없구나."

"어떤 꿈을 꾸셨는데 그러시옵니까?"

"처음에 어머니가 해골 같은 몰골로 더러운 거적을 깔고 맨땅에 누워 계시더니 큰어머니 승평부부인의 모습으로 변하시고 내가 어쩌다가 큰어머니의 나신(裸身)을 껴안았는데 큰어머니께서 이런 행악이 어디 있느냐고 야단을 치시는 바람에 꿈을 깨고 나도 모르게 망극한 생각이 복받쳐 그만 엉엉 울고 말았구나. 허허."

왕은 자기가 생각해도 어이없다는 듯이 실소하면서, 처음 건원릉에 능행(陵幸)을 하는 데서부터 시작하여 꿈 이야기를 되풀이하여 들려주었다.

"전하께서 효사묘에 친제(親祭)를 아니 올리시기 때문에 윤비마마의 영(靈)이 노하시어 삭망제(朔望祭)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으시는 모양이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해골 같은 흉한 모습으로 현몽을 하실 리가 있나이까?"

"네 말을 듣고 보니 그럴 것도 같구나. 그렇다면 이 일을 어찌해야 좋단 말이냐?"

"신하들의 반대를 무릅쓰시고 친제(親祭)를 올리십시오. 삭망제만 올릴 것이 아니라 조석(朝夕)으로 상식(上食)을 올리도록 하셔야 하옵니다. 그리고 희묘를 희릉으로 높이시고, 윤비마마를 복위하시어 철천지원(徹天之寃)을 풀어드리셔야 하옵니다. 어머니의 원한을 풀어드리는 일을 아들이 아니하면 누가 대신하겠나이까?"

녹수는 그럴 듯한 감언으로 충동질을 하였다.

"아! 이 불효자식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녹수 너 하나뿐이로구나! 네 말을 들으니 백만원군(百萬援軍)을 얻은 것같이 힘이 솟는구나!"

왕은 녹수의 그런 충동질이 처음이 아닌데도 새삼스럽게 감격하고 있었다.

"전하, 오늘밤도 신첩이 어머니 대신으로 놀아 드리오리까?"

"히히히…."

왕은 벌써 또 미치광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아가야, 엄마 젖 먹자."녹수는 벗은 상체를 이불 밖으로 일으켜, 누워있는 왕의 입에 젖꼭지를 물려주고 왕의 바지 허리띠를 끄르고 손을 밀어 넣었다. 어머니가 어린 아들에게 젖을 물린 채 귀여운 잠지를 희롱하듯이 말이다.왕은 간지럼을 타듯 히히거리며 또 한바탕 광희(狂喜) 아닌 광희(狂戱)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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