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는 이응노 미술관의 위치를 확정하고 내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건립준비금 7100만원도 추가경정예산에 편성했다. 시의회 통과과정에서 개진된 여러 의견은 나름대로 명분과 설득력이 있다. 건립지로 결정된 둔산지구의 녹지공간, 도시공원부지 잠식으로 인한 환경파괴 문제, 문화예산의 특정지역 편중 시비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교통수단의 발달로 다소 외곽지역에 세워지더라도 관람에는 별 문제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해당 지역 발전의 견인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체로 미술관 건립 자체를 반대하는 분위기는 아니어서 다행이다. 이응노 미술관이 가져올 여러 긍정적 효과 및 부가가치와 더불어 부지 주변에는 시립 미술관, 문화예술의 전당, 엑스포과학공원 등이 인접하여 대전의 새로운 문화명소로 각광받을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는 덕분이다. 요즈음 추세는 동종 또는 유사한 성격의 시설, 건물이 밀집하여 상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이른바 '클러스터' 구조를 선호한다.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세계를 온전히 펼쳐 보일 문화명소로 자리잡으려면 지금의 위치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

45억원 예산을 투입하여 2007년 초 개관할 예정이라는데 문제는 문을 연 이후 경영상 적자 보전과 지명도 향상방안, 그리고 여러 부가가치를 올리기 위한 치밀하고 과학적인 계획수립과 실천에 모아진다. 대전시에서 부지와 건축비를 부담하더라도 현실상 당분간 흑자를 기대하기 힘든 만큼 그 해결방안 마련 역시 지금부터 서둘러야 한다.

예술경영 개념이 확산되고 문화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진 마당에 언제까지 관의 보호막 아래 안주할 수는 없는 까닭이다. 미술관의 설립 취지를 살려 세계적인 문화명소로 가꿀 수 있는 기반을 미리 갖춰야 할 것이다. 입장료 수입 외에 각종 기획전시, 관광과 연계한 해외 마케팅 추진, 문화상품 개발, 교육·연구 공간으로의 활용 등 전향적인 수익사업을 병행해서 문화자생력을 끌어올리는 소중한 기회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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