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원로작가 2인 김재관, 박영대 작가전]
김재관 작가 일본 도쿄서 12년만에 전시회
박영대 작가 '보리-생명' 시리즈 12일까지 대청호미술관서

▲ 김재관 作

충북지역의 원로, 중진작가 두명이 일본과 청주에서 개인전을 열어 주목을 끈다. 쉐마미술관 김재관 관장이 14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도쿄 스텝 갤러리, 박영대 씨가 오는 12일까지 청원 대청호미술관에서 각각 전시를 갖는다. 이들 작가의 공통점은 독창적 작품세계로 한국 미술사에서 개척적 공로를 인정받고 있는 작가들이라는 점이다.

김 관장의 일본전은 1980년대 초부터 도쿄 마키화랑, 고마이화랑, 므라마쯔화랑 등지에서 개인전과 그룹전 참여 이후 12년 만에 갖는 전시다. 최근 신작 ‘회화+오브제’, ‘입체구조 오브제’ 등 20여 점을 선보인다.

40여년간 기하학적 추상회화를 추구해온 김 관장은 국내외 전시 등으로 쉴새 없는 활동을 보여왔다. 이번 전시에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은 역시 그의 독창적 화풍인, 바둑판처럼 짠 전통 문살격자(格子) 형식의 무늬를 일컫는 그리드영역 안에서 꾸준히 다양한 유형의 미술운동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시작들은 우주 생성원리를 지닌 자연법칙에서 조형의 미를 강조하고, 은유적 표현을 통해 상징적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관계' 시리즈에서 그리드를 종합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변형을 시도했고, 시간과 평면, 공간에서 이뤄지는 특성을 회화의 중요한 조형적 요소로 성립시켰다. 특히 최근작
'Cube-Secretness'에서는 3차원, 4차원의 세계를 자유롭게 반영, 색채들이 엮어내는 비의성 같은 하모니를 연출했다. 처음 공개하는 신작 ‘Distorted Cube’ 시리즈는 자연을 추출해 회화 이미지로 조형화한 것들을 다시 꺼내서 입체구조로 재현했다.

미술평론가 김복영 씨는 김 관장의 작품에 대해 "작품의 표정은 궁극적으로 우주와 자연, 창조 신화를 회화적으로 패러디하려는데 뜻이 있다”며 “그가 그리고자 하는 우주와 자연은 끊임없이 변모하는 과정으로서의 세계이며, 방형으로부터의 유추와 신화적 사유를 통해 접근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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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대 作

독창적인 기법과 구성으로 보리의 생명력을 화폭에 담아온 박영대 씨는 이번 전시에서도 '보리-생명' 시리즈를 통해 자연의 생명력과 리듬을 다양한 형태로 펼친다.

특히 이번 전시는 한지를 오려붙여 먹과 채색으로 변화를 시도한 회화작품을 비롯해 꼴라쥬를 통한 마티에르 등 다양한 질료를 절충시킨 조형세계를 선보인다. 채색에서 수묵으로의 변모, 호방한 추상과 운필의 흔적이 체감되는 작품들은 한층 성숙되고 감각적인 정서로 전달된다.

출품작은 오방색을 위주로 현대적인 추상보리 신작들이다. 보리의 씨앗에서 보여지는 형상과 생명력, 대지에서 발현되는 향토적인 이미지, 점적이고 선적인 추상적 요소를 축출한 맷방석 등에서는 자유분방한 형식과 내용을 보여준다. 또한 바탕 여백과 음양의 정신이 조화를 이룬 작품에서는 전통적인 한국화를 벗어나 조형적 보리로의 또다른 다양성을 전달한다.

미술평론가 김상철 씨는 “보리가 지닌 생태적 특성은 모질고 혹독한 삶을 살았던 이 땅의 역사와 겹쳐지며 특정한 감성과 정서로 다가오게 마련”이라며 “전통적인 동양회화의 두축을 이루고 있는 채색과 수묵을 통해 보리는 부단하고 지속적인 변화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평했다.

이현숙 기자 lee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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