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또다시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른바 '블랙 먼데이'에 주가가 폭락하면서 공황상태로 빠져 들어 투매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어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0.34포인트가 상승한 791.02에 마감됐지만, 여전히 안정되지 못한 모습을 나타냈다. 미국 증시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주가가 1만선 이하로 떨어졌다.

국내외 금융시장이 급격히 요동치고 있는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설과 중국 쇼크로 국제자금이 이탈하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탓이다. 국제유가의 폭등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우리 경제를 크게 흔들고 있다. 그간 우리 경제는 중국 특수와 선진국 경기 회복세로 수출 호황을 누려 왔기 때문에 겨우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허약체질을 극복하지 못하고서는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조성하기 힘들다는 점이 또다시 입증된 셈이다.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자 주가는 폭락하기 시작했고, 외국인들이 주식 매도자금을 달러화로 바꾸면서 외환시장마저 흔들리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극심한 내수부진 속에서도 수출호조세로 버텨 온 우리 경제가 외부 요인의 급변으로 몸살을 앓게 된 것이다. 문제는 외부 요인이 다시 훈풍으로 바뀌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데 있다. 중국의 긴축정책으로 중국 특수에 대한 환상이 벗겨지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이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게 되면 외국자금의 이탈현상에 더욱 가속도가 붙고, 이라크 사태의 불확실성으로 고유가가 지속되면 우리 경제에 대한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외부 충격을 내부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대책이 제때에 마련되지 않으면 안된다. 금융시장은 워낙 민감하기 때문에 때를 놓치면 약발이 제대로 받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팀이 부랴부랴 어제부터 비상체제로 전환하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지만, 사전에 감지될 수 있었던 상황인 만큼 미리 대비를 했어야 옳다. 연기금의 증시 개입 등으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완화시켜 성급한 손절매에 나서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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