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19대 총선-충청민심의 의미]

충청은 역대 총선에서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선거 때면 늘 여야 거대 정당에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자유선진당까지 가세해 ‘삼국지’ 양상을 보여왔다.

이번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전·충남·세종 유권자는 새누리당(7석)과 민주통합당(7석)에 골고루 표를 몰아줬고, 자유선진당(3석)엔 회초리를 들었다.

역대 대전·충남 총선 결과를 보면 표심이 바람의 영향에 따라 움직였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렇다 할 바람이 불지 않았던 이번 총선에선 ‘인물’ 위주로 투표가 실현된 것이다.

새누리당이 충청권에서 7개 의석을 차지한 것은 선방했다고 분석될 수 있다. 지난 10년간 대전에서 단 한 석도 차지하지 못했고, 역대 처음으로 7석으로 대약진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선을 불과 8개여 월 앞두고 치러진 만큼 미래를 향한 기대심리가 지역 표심에 그대로 묻어났다.

반면 민주당이 7석을 차지한 의미는 MB 정권에 대한 불만, 새누리 ‘공룡 여당 체제’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았다는 점도 한몫했다.

충청투데이 1·2차 여론조사에서 보여줬듯이 젊은 유권자들은 진보 쪽에 손을 들어줬다.

이번 선거에서 충청 민심이 가장 잘 표출된 대목은 선진당을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18대 총선 때 대전·충남에서 무려 13석을 몰아줬지만, 원내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 지역민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번 총선을 통해 그대로 드러났다.

역대 선거 득표율을 보더라도 선진당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는 게 정치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충북은 아무리 늦춰 잡아도 17대 총선부터는 선진당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이와 함께 지난해 이용희, 이상민, 김창수 의원이 탈당하고, 당의 ‘투톱’격인 심 대표와 이회창 전 대표의 미묘한 갈등도 민심 이반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당 내부적 갈등이 불거진 정당에 대한 불안감과 연대설이 계속해서 피어오른 점도 지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것으로 해석된다.

급기야 고소·고발, 흑색선거가 난무하고, 정책선거가 실종됐다는 점도 유권자 민심을 분산시키기에 충분했다.

정치계 한 인사는 “충청권에 이렇다 할 바람이 불지 않았다. 세종시 출범과 함께 거대 여야 지도부의 합동 유세도 유권자의 표심을 움직였다”며 “여야는 대선을 앞두고 충청권 표심에 대해 다시 한 번 경각심을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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