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선 캐스팅보트 역할에 기대 박근혜 충청표심 절실 ‘구애’ 가능성

자유선진당이 이번 4·11 총선에서 총 지역구 3석을 얻는데 그치면서 몰락할 위기에 처했다.

특히 심대평 대표마저 세종특별자치시에 출마했다가 낙마하면서 당은 이미 존폐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세종시 사수 등 각종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거리로 내몰렸던 선진당이었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 보니 지역 민심은 선진당을 외면한 것이다. 당장 총선 이후 후유증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 전문가들은 선진당이 지난 자유민주연합과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비록 한때였지만 충청 정당이었던 자유민주연합은 국회의원 의석 55석을 차지한 기록이 남아 있다. 충청권 ‘녹색 바람’이 경기, 대구·경북, 강원 등지로 확산하면서 전국 정당화의 실마리를 마련하는 듯했다.

그러나 민심에 둔감한 자민련은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JP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1번의 벽조차 넘지 못해 끝내 정계를 은퇴하고야 말았다.

결과론만 놓고 보면 부정적인 부분이 상당하지만, 중간에 반등의 기회도 적지 않았다.

바로 지난 1992년 대선을 앞두고 노태우의 민정당, 김영삼의 민주당, 김종필의 공화당이 합당, YS 정권을 창출하는데 JP의 공이 가장 컸다는 점이다.

이후 1997년에는 DJP 연합을 통해 김대중 정권도 탄생시켰다.

총선 전부터 흘러나오던 보수연대 논의가 총선 이후 수면 위로 고개를 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입장에선 오는 12월 대선에서 충청도 표가 절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기 위해선 심대평, 이회창, 이인제, 변웅전 등 충청 거물급 인사의 도움이 절실하다.

선진당이 비록 3석을 얻는데 그쳤지만, 대선까지 바라보는 새누리당으로선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기에 값어치가 있는 셈이다.

박 위원장은 총선 기간에 충남 3번, 대전 2번을 각각 방문했지만, 세종시엔 단 한 차례도 방문하지 않았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굳이 대선을 앞두고 심 대표와 감정의 벽을 쌓고 싶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역 학계 한 인사는 “여전히 보수연대 논의는 끊이질 않는 숙제”라며 “현재 인원을 추스르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 정당의 위기와 기회는 1988년 13대 총선 이후 늘 있는 상수”라며 “위기가 있을지언정 소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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