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내줬지만 강원·충청서 만회해 선방한게 아니냐” 평가

청와대는 11일 총선 개표가 시작되자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후 6시 지상파 방송 3사가 실시한 공동 출구조사에서 민주통합당이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약진한 데 이어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에서 선전을 펼친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개표가 시작되면서 출구조사 예측과는 달리 새누리당이 예상을 뒤엎고 원내 제1당 가능성이 높아지자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비공식적으로 ‘선방한 게 아니냐’는 평가를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그동안 새누리당이 145석까지 얻을 것이라는 예측을 조심스럽게 해왔다”면서 “현재 개표 추세라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선거 구도를 ‘새누리·MB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는데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예상만큼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야권이 국회 의석수를 대폭 늘려 향후 국회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19대 원(院) 구성에서 야당이 상임위 절반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원 구성 뒤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에 대한 대대적 공세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인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의석을 많이 내줬지만 강원과 충청에서 이를 만회한 형국”이라며 “내용 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고 했다. 서울 지역에서 ‘완패’한 데다 ‘MB맨’들이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을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새누리당이 강원과 충청 지역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을 놓고 “‘박근혜의 힘’이 발현된 선거”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청와대 인근 국립서울농학교에서 부인 김윤옥 여사와 큰 손녀와 함께 한 표를 행사한 뒤 줄곧 관저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한 참모는 전했다.

이 대통령은 관저에서 핵심 참모들로부터 투·개표 상황과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 관련 동향 등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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