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박창해 교수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요소인 ‘물’. 웰빙 열풍을 타고 이제는 물도 사 먹는 시대가 됐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물의 맛을 저마다의 기준으로 평가함은 물론 명품 생수로 가꿔내기 위한 마케팅 전쟁도 열을 더하고 있다. 인체의 약 70%를 차지하는 물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물이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 물을 어떻게 먹어야 하고, 어떤 식으로 활용해야 건강에 유익한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거나 잘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마시는 물은 영양분의 흡수, 체온조절, 소화촉진, 혈액순환 향상, 독소와 가스방출, 산소운반, 체형과 신체 균형 유지, 음식물 이동과 관절의 용매 역할을 하는 등 생명유지에 필요한 필수작용을 하고 있다. 흔히 감기에 걸렸을 때에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물을 많이 마실 것을 권한다. 이는 인체 세포에 수분이 부족하면 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식중독, 전염병, 급성 장염 등 설사의 원인이 되는 병에는 탈수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수분섭취는 필수이다. 특히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변비 예방에 좋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단순한 이치로 물을 많이 마시면 암의 발생 위험도 줄일 수 있다. 발암 물질이 예민한 부위에 접촉하기 전에 물이 몸 밖으로 씻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독소를 희석 또는 배출시켜 신체를 정화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 식사량을 줄일 경우에도 물은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물 때문에 체중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오히려 다이어트를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식사 전에 마시는 물은 포만감으로 식사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체내 지방을 분해시키는 대사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면 물은 공복 시에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물이 인체로 들어오면 체내에서는 물을 처리하기 위해 상당량의 활동을 하게 되고 이때 에너지 소모도 일어나는데, 음식이나 알코올이 섞이지 않은 물은 대부분 장에서 흡수되어 필요한 곳에 쓰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인체는 몸의 일정한 수분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양의 물에 반응하여 다시 배설시키는 일을 하는데, 이때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므로 결국은 다이어트를 위해 좋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물 이외의 다른 음료수를 많이 마시는 것은 좋지 않는 식습관으로 볼 수 있다. 소다나 주스가 물을 공급하기는 하나 다이어트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 우유가 차라리 낫기는 하지만, 저지방 우유가 아니라면 포화지방산을 더 많이 섭취하게 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몇 가지 혼합 음료 역시 혼합음료에 포함된 물을 신체가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중대하고도 해로운 작용을 유발할 수가 있다. 예로서 알코올이나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의 경우에는 이뇨작용을 일으키므로 술, 커피, 카페인이 함유된 차는 물은 물이로되 오히려 체내의 물을 몸 밖으로 배설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는 데도 물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사실 깨끗한 물은 어떤 화장품보다 좋은 피부 미용재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체내의 수분은 줄어든다. 특히 20대가 지나면서부터 피부의 습도를 자연적으로 유지해 주는 땀샘과 기름샘의 기능이 저하되고 피부의 표층도 얇아져서 피부가 습기를 유지하는 기능이 약해진다. 그러므로 매일 충분한 물을 마셔 소변과 땀으로 소모되는 수분을 보충해 주지 않으면, 인체는 필요한 수분을 피부세포를 비롯한 체내의 세포들로부터 뽑아가게 되어 피부가 건조해지고 노화하게 된다.

물의 온도가 낮을수록 피부를 수축시키고 통증을 완화시키거나 진정시키는 작용을 하고, 온도가 높아질수록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얼굴색이 분홍색을 띄고 각질이 부풀어지는 효과가 있다. 반면 너무 뜨거운 물은 피부를 거칠게 하고 메마르게 하기 쉬우므로 되도록이면 너무 뜨거운 물로 얼굴을 씻거나 목욕을 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피부에 가장 좋은 온도는 38℃ 정도로, 이는 반신욕을 할 때에도 피로회복에 좋은 온도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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