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섭

바야흐로 스마트(smart) 시대다. 제품에서 사람까지 스마트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지기 십상이다. 스마트라는 의미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핵심요소 중 하나는 디자인이라고 생각된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인 애플의 성공에는 혁신적인 제품과 이를 뒷받침하는 심플하고 직관적인 디자인이 효과적으로 결합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도시도 마찬가지이다. 스마트하고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도시의 철학이 디자인으로 구현되어져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도로 등 공공공간과 공공시설물의 디자인은 도시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형성하는 도시 경쟁력의 중요 요소이다.

공공디자인이 잘 발달된 나라로는 일본을 들 수 있다. 일본은 90년대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도시재생정책을 적극 추진하면서 도시에 디자인을 입히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도시가 요코하마로 거리의 맨홀 하나에도 도시의 특색을 담은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고, 요코하마의 도시디자인 성공사례를 보기 위해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방문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도시들도 도시경쟁력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 각 도시의 공공디자인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과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도시들은 도시공간이 분야별, 관리 주체별, 시설별로 별도로 설치·관리되고 있어 도시 전체 차원의 공공디자인을 적용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와 달리 세종시는 계획도시로서 통합적인 공공디자인을 적용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세종시는 도시 설계단계부터 총괄기획가 제도를 두고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하여 인간중심의 모두가 행복한 도시, 친환경 도시라는 도시의 기본방향에 맞춰 공공공간별로 공공공간 기본설계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공공공간에 설치되는 공공시설물에 대해서도 통합적인 디자인을 마련하여 적용함으로써 공공디자인의 새 지평을 열고 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보면 우리가 길을 걷다 보면 가로등, 화분, 배전반, 맨홀, 자동차 진입억제 말뚝 등 수많은 장애물과 마주치게 된다. 각 각이 제멋대로 위치해 있고 색깔, 디자인도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행복도시에는 각종 장애물은 보도와 차도 사이의 장애물존에 일괄적으로 설치하여 보도에 장애물이 없도록 하였다.

공공시설물 디자인적인 면에서도 벤치, 가로등, 보도블록 등을 주변 환경과 조화되고, 심플한 디자인을 원칙으로 일반인과 장애인이 차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을 적용하여 설계하였다. 시설물의 색채는 지역의 자연환경과 조화되는 세종시 고유의 컬러를 개발하여 적용하도록 하였으며, 재료도 목재와 스틸(steel)을 기본으로 재료가 가진 속성을 그대로 살린 친환경적 재료를 사용하도록 하는 등 인간을 중심으로 자연과 조화되는 세종시 도시건설의 기본방향을 공공시설물 디자인에 담았다.

세종시의 공공디자인이 세종시가 지향하고 있는 가치를 실현하는데 일조함으로써 세종시가 보다 살기 좋고 품격 높은 도시가 되기를 바라며, 세종시의 공공디자인 계획이 향후 신도시 조성이나 도시계획 수립 등에 있어 모범 모델로서 역할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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