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블뉴스]구직자 좌충우돌 면접현장

얼마 전 모 회사 면접시험을 보기 위해 새벽에 일어났다. 옷매무새를 점검했다. 정장을 입으면 다 멋있다지만 나는 예외였다. 왜소한 체격때문에 그럴까?

서울역행 KTX를 탔다.

서울에 가면 항상 소중한 인연들을 못 만나고 온다. 내 처지때문일까? 조용히 갔다가 조용히 내려온다. 애써 고개를 저으며 면접 예상질문을 떠올려 중얼거렸다.

회사에 도착했다.

헐레벌떡 뛰어 엘리베이터를 탔다. 면접을 보러 온 여자 두 분도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많은 지원자들이 벌써 와 있었다.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몇몇의 지원자가 열심히 자기소개서를 읽고 있었다. 입으로 조용히 연습하는 분도 계셨다.

드디어 인사담당자 등장!

오전엔 인적성 검사를 보고 이후에 역량면접과 토론 면접을 실시한다고 하신다. 1시간 30여분동안 인적성검사를 봤다. 머리가 말랑말랑해졌다. 에라 모르겠다. 생각나는대로 바로바로 적어 나갔다.

드디어 면접시간.

긴장 안해야지 하면서도 살짝 긴장되었다. 두둥! 문이 열렸다. 면접관 네 분이 눈에 들어왔다. 몸이 쭈뼛쭈뼛 굳었다. 인사를 드리고 앉았다. 두 손은 어디에 위치해야 할지 난감했다. 옆에 있는 지원자들도 같은 기분일까? 자신의 장·단점, 지원 동기, 역량에 대해 3분동안 자기소개를 하란다. 한 씩씩한 여자분이 선빵(?)을 날렸고, 내가 두번째로 했다. 말이 꼬였다. 버벅, 버벅, 버퍼링이 살짝 있었다. 겨우 겨우 끝냈다.

이어 토론면접이 이어졌다.

토론면접의 법칙들을 떠올렸다.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며, 차분한 어조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라! 경청하고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여유롭게 하라! 그런데 그게 잘 안되었다. 중간 중간 헛소리도 튀어나갔다. 논리적으로 결함있는 문장들을 쏟아냈다. 다행인 것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점!

밖에 나가면 다들 말도 잘하고 훌륭한 사람들인데, 면접장에만 들어오면 작아지는 것 같았다.

면접이 끝났다.

숨통이 멎는 시간이 끝났다. 그제서야 지원자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그렇게 헤어졌다. 다시 못 만날 수도, 다시 이곳에 못 올 수도 있다.

또 한번의 면접은 이렇게 끝이났다. 그것은 아마도 또 다른 시작일 것이다. 가슴 한 구석에 질문이 고개를 내밀었다. “나는 제대로 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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