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욱 대전시 개발위원회 회장

매서운 추위로 우리를 움츠리게 했던 겨울이 지나고 어느덧 만물이 기지개를 켠다는 세 번째 절기인 경칩도 지났다.

엊그제 내린 봄비에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아 질퍽거리고 거리엔 나무가 힘차게 싹을 틔우는 모습을 보니 벌써 새봄이 온 듯하다.

그러나 우리 지역경제는 아직도 겨울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취약한 재정구조와 지역간 불균형 심화, 산업구조의 취약, 중앙정부에 대한 과다한 의존, 자본과 기술의 부족 등 우리 지역경제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얼마 전에는 대기업의 SSM(기업형슈퍼마켓) 진출로 인하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영역까지 대기업의 활동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소상공인들이 설 자리가 점차 축소되고 있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이에 지방자치단체들은 효율적인 지역개발과 지역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중앙정부도 이러한 자치단체의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해 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고, 앞서 얘기한 사회적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지역경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이제 지역의 변화는 세계화, 분권화, 광역화라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 속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의 생존과제가 되었다. 21세기에 있어서 새로운 가능성은 지방의 도전적인 발상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지역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라는 확신 속에서 담론이나 슬로건이 아닌 실질적이고 창조적인 지역발전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럼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서 지역 거버넌스들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지방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사회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고 생각한다. 세계의 흐름과 국가의 정책을 직시하고, 지역의 특성을 발굴하면서 이를 수행해 나가는 주체적인 인재가 미래의 성장 동력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이 차별화된 비전을 가지고 자체 역량을 축적하여 장기적으로 산업을 재편해 지역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고, 더불어 지역자산의 브랜드 마케팅과 관광, 문화 등을 발전시켜 지역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공업도시에서 세련된 문화도시로 탈바꿈한 부천과 간고등어를 수출상품으로 키운 안동이 발상의 전환으로 이를 잘 활용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지역의 브랜드화는 지역의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지역에 대한 자부심 및 애착, 나아가 지역에 대한 공동체의식을 함양시켜 주민의 통합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사랑이다. 과거에는 중앙의 개발정책이 우선시 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각종 매체가 발달하고 스마트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시민의 정책참여도 활성화 되고 있다.

우리는 애향심을 바탕으로 지역상품·지역희망·지역사랑의 나눔을 실천하여 사회의 통합과 국가경제 발전이라는 시너지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이제는 지역이 대한민국의 주인공이다. 모든 지역은 발전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지역경쟁력은 시민과 지역이 앞장서고 정부가 지원해줄 때 극대화 될 수 있다.

지금 대전에서는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대한민국을 세계 과학강국으로 만들기 위한 과학벨트가 조성 중이고 가을에는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정부청사가 세종시로 이사를 한다.또한 시에서는 대전둘레산길을 명품으로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러한 일들이 성공을 거두고 지역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한 관건은 바로 우리의 관심과 참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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