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평섭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
仁祖가 궁궐에 초가집 지은것은 농민 지키겠다는 임금의 메시지
安지사의 '3農', FTA 극복전략

너구리들이 침팬지가 사는 동네에 가서 꽃신을 팔았다. 꽃신 한 켤레 값은 바나나 한 개.

처음 신발을 신어 본 침팬지들은 나무를 오를 때나 땅위를 뛰어 다닐 때 좋은 것을 알게 되고 거기에 점점 익숙해 졌다.

신발값도 처음 바나나 1개에서 2개, 3개… 그래도 침팬지들은 자신들의 신발을 만들어 자급자족하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마침내 침팬지들은 자기들의 심장을 떼어 바치며 신발을 사 신었고 얼마 후 그 심장을 빼앗긴 침팬지들은 멸종하고 말았다.

지금 세계 곡물시장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미국·러시아·캐나다는 마치 앞에 이야기한 동화의 너구리와 같다.

이들 나라들의 큰 손들이 곡물시장의 출하를 줄이자 오랫동안 이들 밀가루에 길들여진 중동에서 빵 값 폭등으로 난리가 났다. 식량주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스민 혁명' 도화선이 되어, 정부를 무너뜨리기도 했다.

지난 1년 우리 국민이 먹은 라면은 1인당 82봉지, 지구와 달 사이를 262회 왕복 할 수 있을 만큼 많이 먹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밀'의 지난해 생산량은 3만 5000t에 불과하다.

전체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27%. 중국이 95%인 것을 생각하면 심각하며 소위 식량주권, 식량안보에 큰 위협이 되고있다.

앞으로 한ㆍ미 FTA가 되면 가장 위협적인 곳이 우리 농어촌이고 너구리에게 심장을 떼어준 침팬지가 될 수도 있다.

벌써 축산업계는 휘청거려 육우 송아지 값이 고작 삼겹살 1인분과 같은 1만원, 그런데도 거래가 없다는 것이며 사료 값이 뛰면서 굶어 죽는 소가 속출, 충격을 주었다.

어업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우리 농어촌이 무너지고 그래서 식량주권이 '너구리에 바쳐진 침팬지 심장'이 되고 있다.

安熙正 충남지사가 민선 5기 충남도정 최대 혁신과제로 '농어업, 농어민, 농어촌' 3농혁신 정책을 내세운 것은 이런 긴박한 고민의 결론이다.

국민들, 곧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친환경농업, 지역순환 식품체계에 따른 농수축산물의 원활한 유통', '3농 혁신대학운영' 등을 통한 인재육성이 주요 콘텐츠.

그것은 곧 도시 소비자들과도 공생을 하면서 농어업의 지속가능성을 회복하자는 것이 安熙正 지사의 구상이다.

예를 들어 서산의 영농법인이 서울의 18개 학교와 급식 계약을 맺었는데 이런 방식으로 2014년까지 도시의 300개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는 등 친환경 급식 공급을 넓히고, 한국마사회와 삽시도가 1사 1촌의 결연을 맺어 바지락을 비롯, 청정수산물 직거래장터를 운영하는 것과 같은 형태의 유통혁신을 다각적으로 전개한다는 것.

1636년 인조(仁祖) 14년, 임금은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상징으로 창덕궁 후원에 사각형 연못을 만들고 '청의정'이라는 정자를 세웠다. 그 정자는 궁궐 안에서는 유일하게 초가집이었고 논을 만들어 벼를 심었다. 농민을 지키겠다는 임금의 메시지. 공직자와 도시의 소비자들 모두, 가슴에 인조(仁祖)가 지은 '초가집'을 짓는다면 FTA파고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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