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 영어강사들의 대마초 문제가 잊을만하면 터지고 있다. 실력의 있고 없음을 떠나 대마초를 피우고 강단에 섰다는 자체가 교육자로서의 기본을 망각한 처사다.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원어민 영어강사 채용방식을 개선해야한다고 외쳐대지만 언제 그랬느냐는 식이다. 이들에게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맡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경찰은 캐나다와 국내산 대마를 불법 유통시킨 혐의로 원어민 영어강사 등 5명을 구속하고 대마를 구입한 서울 모 대학 미국인 교수 등 3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충남 천안 일대 유명 어학원 등을 중심으로 대마 436g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캐나다와 국내산 대마를 구입해 직접 피우거나 주변에 유통시키다 발각된 것이다.

적발된 원어민 강사 중에는 이미 같은 혐의(마약류 등 관리에 대한 법률 위반)로 처벌을 받은 전력자가 끼어있다니 강사 채용과정이 얼마나 허술한지 가늠할 수 있다. 밀수입한 대마를 대규모로 판매할 걸로 미뤄 아예 교육자가 아니라 마약상을 자처하고 나선 모양이다. 이런 부적격자들이 버젓이 강단에서 우리 청소년들을 교육시키고 있다고 생각하면 울화가 치민다. 원어민 강사들은 주로 유치원생과 초·중·고등학생들을 상대로 가르치고 있다.

행여 청소년들까지 물들이지 않았을까 걱정된다. 원어민 강사들이 청소년들에게 대마초나 마약을 전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까닭이다. 영어교육 열풍으로 원어민 영어강사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격 미달자가 왕왕 강단에 서고 있는 실정이다. 원어민 영어강사 채용이 까다롭다고 사설학원들이 검증절차를 소홀히 하지는 않는지도 따져볼 일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일이 반복될 수 있겠는가. 가뜩이나 유혹에 취약한 청소년들이 마약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사실이 개탄스럽다.

아무리 영어교육도 좋지만 마약을 흡입 유통하는 원어민 강사들에게 우리 아이들을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원어민 강사 채용 시 검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1-2주 전 이내에 약물을 사용한 경우에만 검사를 통해 확인된다고 한다. 이래서는 상습 복용자를 걸러낼 수 없다. 보다 과학적이고 촘촘한 약물검사 기법을 도입해야 한다. 자격 미달자를 불법 고용하는 학원들에 대한 처벌도 대폭 강화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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