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글, 임용운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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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부 帝王 無恥
이상한
所聞(31)
"매부가 장담만 하지, 과음(過飮)을 못하는 건 나도 알지. 그럼 다음에 또
이런 자리를 마련키로 하고 오늘은 이만 파할까."
왕은 아쉬워하면서 주석을 파하였다.
임숭재는 취하지 않았다고 고집을 부리면서
내시들에게 이끌려 나갔다.
임숭재와 휘숙옹주 내외가 언쟁(言爭)을 벌이기 시작한 것은 집에 돌아와서 나란히 잠자리에 든
뒤부터였다.
"여보, 옹주마마!"
"왜 그러십니까?"
부르고 대꾸하는 어조가 평소와는 다른 억양의 시비조로
시작되었다.
"전하께 손을 잡혔을 때 기분이 어떠하였소?"
휘숙옹주는 예기치 않은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임숭재의 핏발 선
눈에서 분노 같기도 하고 질투 같기도 한 광채가 번뜩이고 있었다.
"오라버니가 누이동생 손 좀 잡으면 안됩니까?"
휘숙옹주는 지지
않고 마주 쏘아보았다. 왕이 자기들에게 가인례(家人禮)로 대하였으니 오라버니가 누이동생 손을 잡은 것이지 임금이 신하의 부인의 손을 잡은
것이냐는 반발 같은 반응이었다.
"누가 그러면 안 된다고 하였소. 그때 기분이 어떻더냐고 물었지."
임숭재는 휘숙옹주의 마주
쏘아보는 시선에 조금 찔린 듯 기세가 꺾였다.
나란히 마주 보고 누운 두 내외의 머리맡에는 등잔불이 조용히 타고 있었다.
아직
초저녁인데 궁중에서 술이 취하여 돌아온 그들은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던 것이다.
두 내외는 잠시 벙어리가 된 듯이 입을 다문 채로 서로
상대방의 심중을 탐색하듯 묘한 시선의 대결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휘숙옹주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호호호, 알았습니다.
대감답지 않으시게 질투를 다하시는구려? 호호호….
"질투? 그렇소! 솔직히 말해서 전하께서 옹주마마의 손을 잡으셨을 때 질투를 느낀 것이
사실이오."
임숭재는 솔직히 시인하였다.
"실망스럽군요. 대감이 그런 졸장부인 줄 미처 몰랐습니다."
"뭐요?
졸장부?"
"오누이가 서로 손 좀 잡을 수도 있지, 그런 걸 보고서
질투를 느낄 정도의 의처증(疑妻症)이라면 졸장부 소리를 들어도 싸지요. 대감께서도 누이동생의 손을 잡는 걸 내 눈으로 본 일이 있지만 난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